[문화초대석] 김민재 "무장애 영화 감동 함께 하실래요"
[문화초대석] 김민재 "무장애 영화 감동 함께 하실래요"
  • 백지영
  • 승인 2022.12.25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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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자로 시작, 3년 전 미디어센터내일 대표 맡아
프로듀서·기획 활동 해와…2022 벚꽃영화상 수상도
시작은 후원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영화를 좋아했던 터라, 지인을 통해 연이 닿은 사회적 기업 ‘진주시민미디어센터’에 눈길이 갔다. 회원으로 가입해 후원금을 내고, 장비를 대여하거나 센터가 상영하는 독립 영화를 감상했다.
 
 
기존에 몸담고 있던 플래시(애니메이션 제작 기반) 일을 그만두고 2015년 ‘진주시민미디어센터’에 입사했다. 이후 ‘미디어센터내일’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단 센터에서 3년 전부터 대표를 맡았다.

지난 21일 오후 진주시 충무공동 미디어센터내일 사무실에서 만난 김민재(42) 대표의 이야기다. 그는 최근 창원에서 열린 2022 벚꽃 영화상’에서 ‘벚꽃상’을 수상했다.

경남을 기반으로 한 저예산 독립 영화들을 지지하고 응원하기 위해 처음 만들어졌기에 지역에서 영화 제작자, 기획자, 프로듀서로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해 온 그에게는 의미가 남다른 뜻깊은 상이다.

미디어센터내일은 경남에서는 유일한 민간 미디어센터로 미디어·영화 교육과 영상 제작, 창작 지원 등을 수행하는 비영리 민간단체 구조의 사회적 기업이다.

비영리 교육 사업을 위해 자체 수익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수익 사업을 강화하면 미디어센터로서 정체성이 약해지고 미디어센터다운 일을 많이 하면 재정이 안 좋아지는 상황이라 그 균형을 맞추는 데 애를 많이 쓰고 있다”고 했다.

다른 일을 하며 단순 후원자로서 센터를 바라보던 때와 비교하면 오히려 삶의 만족도는 지금이 더 높다고 했다.

“그때와 비교하면 지갑은 얇아졌는지 몰라도 훨씬 더 재미있는 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특히 기획하는 입장에서 정성들여 기획한 사업이 공모에 선정되거나 실현이 되는 모습을 볼 때 정말 행복함을 느끼곤 합니다”

지난달 개최한 ‘2022 경남 영화 아카데미 제작 시사회’도 그런 순간 중 하나였다. 경남문예진흥원의 공모에 선정되면서 올 한 해 영화 아카데미를 이끌어 왔는데, 과정을 마친 수강생들이 단편 영화를 발표하며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던 표정이 아직도 생생하다.

김 대표는 지역의 영화 인재 양성에도 관심이 많다. 김 대표는 “지역에서는 연출자 외에는 사실상 생계유지가 쉽지 않다. 영화를 만들 때 연출부·제작부·촬영부 전체를 도내 상주 인력만으론 구성하기 힘들다”고 했다.

다만 “서울 등에서 활동 중이지만 경남과 ‘연결고리’가 탄탄한 이들은 지역에 애착도 있고 함께 작업하는 것에 대해 우호적”이라면서 “도내 예비 영화인들이 처음부터 타지에서 기반을 닦기보다는 지역 영화인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한 뒤 상경 여부를 택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지역도 문화의 소비자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일정 부분 생산자로서 역할을 하는 시대를 맞은 만큼 최전방에서 기술을 쌓아가고 있는 ‘경남 출신’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배리어프리(무장애) 교육 과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배리어프리 영화란 시각 장애인을 위한 음성 해설과 청각 장애인을 위한 자막 해설을 더한 영화를 뜻한다.

김 대표는 “우리가 하고 싶고 잘 할 수 있는 것과 지역에 필요한 일을 고민했는데 그 공통분모에 배리어프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배리어프리 영화를 자체적으로 만들어 내기 위해 자막해설작가, 화면해설작가, 배리어프리 성우 등 인력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배리어프리 녹음을 위한 녹음실도 지난해 새롭게 마련했다.

김 대표는 “경남점자정보도서관 목소리 봉사자 등 장애인을 돕고 싶다며 배리어프리 교육에 선의로 참여하는 분들이 많다. 반응이 좋아 우리도 신이 난다”며 “교육과정을 통해 배출한 인력이 참여할 배리어프리 사업을 계속 만들어 가면서 무장애 영화에 대한 지역 내 공감대도 키워나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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