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구렁텅이 빠지는 '내 구제 대출' 기승
빚 구렁텅이 빠지는 '내 구제 대출' 기승
  • 이은수
  • 승인 2023.01.25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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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개통 후 넘기면 현금 줘
단말기 할부금은 고스란히 남아
청년 등 금융 취약계층 주의 당부
휴대전화를 개통해 넘기면 현금을 주는 ‘내구제 대출’이라 불리는 이른바 휴대전화 ‘깡’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에 사는 직장인 오모(28)씨는 최근 월세와 생계비로 돈이 급했지만 신용등급도 낮아 대출이 어렵던 차에 인터넷에 대출을 신청했다가 휴대폰 개통 대출을 접했다. 그는 자신 명의로 여러 대의 휴대폰이 개통돼 1000만 원이 넘는 채무에 시달리고 있다.

합법적인 대부업체라고 밝힌 한 회사 관계자가 전화를 걸어와 “대출 신청을 접수받았다”며 “금융기관 의뢰 후 대출 여부를 알려주겠다”고 했다. 이후 이 관계자는 “대출이 많고 신용등급이 낮아 금융권 대출이 어렵다. 다른 곳에 신청해도 마찬가지로 답이 올 것”이라며 “신용도와 관계없이 본인 명의로 휴대폰을 개통하고 기기를 넘기기만 하면 그 자리에서 현금을 준다”고 제안했다.

창원시 성산구에 사는 김모(22)씨는 “처음 내구제 대출을 접하고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른 대부업체로부터도 휴대폰 대출 밖에 안된다. 법적으로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씨는 “대출이 시중 은행권에서는 잘 안돼서 대부 쪽으로 알아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100만 원이 넘는 최신 휴대폰(아이폰)을 업자에게 넘겨받은 돈은 수수료 등을 빼고 현금 60만 미만을 받는다. 환전율은 50∼60%선이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1일 2대, 최대 6대까지 내구제 대출이 가능하다는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350만원 현금을 손에 쥐고 이후 갚아야 하는 금액이 700만원이 넘어 거절했다.

내구제 대출은 실상은 피해자가 휴대폰 등을 할부로 구매하게 한 뒤 헐값에 매입하는 수법으로 파악된다. 이렇게 돈을 받았다가 자신도 모르는 휴대전화가 개통돼 단말기 값이 청구되고 범죄에까지 연루되는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인터넷과 SNS상에는 휴대폰 개통 대출이나 자기 스스로 구제한다는 뜻의 내 구제 대출로 불리고 있다.

일선 경찰서 관계자는 “청년 등 금융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한 휴대전화 ‘깡’ 이른바 내구제 대출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특히 유심이 타인에게 넘어갈 경우 금융사기 등에도 이용당할 수 있는 만큼 휴대폰 대출 원천차단 등 각별한 주요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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