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부끄러운 급식종사자 근무 환경
[사설]부끄러운 급식종사자 근무 환경
  • 경남일보
  • 승인 2023.03.0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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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노동자의 근무 환경은 너무 열악하다. 여전히 후진국 수준에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국가의 미래인 학생들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일선 학교의 급식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종사자들의 근무 환경이 더 열악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이다.

경남도교육청과 강득구 의원실(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받은 검진 결과, 급식실 종사자 4만2077명 중 32.4%에 해당하는 1만 3653명이 폐 CT 촬영에서 ‘이상 소견’이 파악됐다. 급식종사자 3명 중 1명이 폐에서 ‘이상’이 있다는 것이다. 이상소견 중 가장 높은 단계인 4단계 ‘폐암 의심’ 급식종사자도 총 338명(0.8%)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급식실에서 근무하는 급식종사자의 폐암 발생 비율이 일반인에 비해 훨씬 높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급식종사자 10명 중 1명 정도가 ‘폐암 의심’이라는 사실은 충격을 넘어 무섭기까지 하다.

경남에서는 ‘폐 이상 소견’을 보인 급식종사자가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5번째로 많았다. 경기가 115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70명, 전남 27명, 부산 20명에 이어 경남은 1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시·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남의 급식종사자 근무 환경이 열악하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급식실 주방에서는 각종 식재료를 튀기거나 굽는 과정에서 각종 발암 유해물질이 융해되어 있는 연기와 그을음 등이 발생한다. 급식종사자들은 이를 많이 흡입하게 되니 폐에 이상이 생길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시·도교육청별로 예산을 마련해 환기시설 개선에 나서고 있다. 이같은 조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근본적인 해법이 아니다. 학교 급식실 작업환경의 환기시설 개선뿐만 아니라 적정한 인력확보와 식수인원 조정, 안전보건체계 구축, 산업안전보건위원회의 실질화 등 총체적인 근본대책이 필요하다. 지금 급식종사자들의 근무 환경을 보면 우리나라가 10위권 경제대국이라는 명성이 부끄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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