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우주항공청, 경남권 국회의원들이 나서라
[현장칼럼]우주항공청, 경남권 국회의원들이 나서라
  • 문병기
  • 승인 2023.04.03 19: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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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기(서부취재본부장)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 말이 있다. 잘될 것이라 생각했던 일들이 실패하거나 믿었던 사람이 배신할 때 자주 쓴다.

최근 우주항공청 사천 설립을 두고 이 속담이 현실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대통령 공약사항이자 국정과제이며, 정부의 확고한 추진 의지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이 높아지는 것은 단순한 문제로 치부할 사안이 아님은 분명하다.

우주항공청 특별법은 입법예고와 의견 수렴 과정을 마쳤다. 4월중 국회 제출 및 의결 후 하반기에 하위 법령 제·개정을 거쳐 연내 우주항공청을 사천에 개청하게 된다. 국정을 운영하는 대통령과 정부의 굳은 약속이니, 겉으로는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보인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불행하게도 대한민국엔 절대 권력의 국회라는 ‘괴물’이 있다. 나랏일과 민생은 뒷전인 채, 오로지 정쟁과 지역이기, 사리사욕에만 정신이 팔려있다. 내로남불에 공정과 상식 따윈 헌신짝 버리듯 하는 것이 정치권의 민낯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특별법 제정을 맡겨야 한다.

여기에 민주당 충청권 일부 국회의원들의 비상식적 행동도 불안감을 조성한다. 특히 민주당 조승래 의원이 주도한 토론회는 그들의 본심이 무엇인지를 똑똑히 보여줬다. 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우주항공청 설립 움직임에 맞서 대통령 직속의 ‘우주전략본부(가칭)’를 두는 대안 입법을 내겠다고 했다. 이는 정부의 ‘우주항공청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을 정면 부정하는 것이며, 국정의 발목을 잡아 우주항공청 사천 설립을 어떡하든 막겠다는 치졸한 생각이다.

그는 대전 유성이 지역구로, 우주항공청 특별법을 다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민주당 간사이기도하다. 그런 사람이 정부의 특별법에 반하는 대안입법 운운하고, 충청권과 민주당 일부 의원들까지 이에 동조하고 있다.

이는 내년 총선을 의식한 조직적인 행동으로밖에 볼 수가 없다. 정부의 특별법에 충청권 지자체들과 항우연 등 관련 기관들의 반발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특별법이 조기 통과될 경우, 돌아올 싸늘한 민심이 두렵고, 표 떨어지는 소리에 심장이 멎는 듯 할 것이다. 분명 이들은 총선에 도움 되는 일이라면 무슨 짓이든 다할 것이다.

이들에 비해 경남권 국회의원들의 무관심은 역대급이다. 대안입법 등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충청권에 비해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한다. 상황이 이런 데도 누구 하나 앞장서서 목소리를 내는 이가 없다. 그러다보니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만 믿고 뒷짐을 지고 있다느니, 내 지역구도 아닌데 하는 안일한 생각만 한다느니…온갖 원성들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지금 우주항공청 사천 설립이 비단 사천시만을 위한 것인가. 인근 지역은 물론이고 경남도의 미래가 걸린 중차대한 사안임을 삼척동자도 안다. 이를 모를 리 없는 국회의원들이 그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면 무능한 것이고, 알고도 모른 체한다면 직무유기이다.

박동식 사천시장은 우주항공청 사천 설립에 모든 걸 걸었다. 밤잠을 못잘 정도로 의욕은 넘치지만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수시로 국회와 정부를 찾아가 읍소하는 것 외엔 달리 할게 없다. 그나마 쌍두마차로 정부부처와 국회의 창구 역할을 해온 지역 국회의원마저 비리로 낙마했다. 국회란 거대한 벽을 넘어야 하는 작은 시골 지자체장의 외로운 싸움이 안쓰러울 뿐이다. 이제 경남권의 국회의원들이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는 단 하나, ‘다된 밥에 코 빠트리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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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전략본부 2023-04-03 23:48:52
우주거버넌스 구축하자는건지 사천우주청을 만들자는 건가. 정치논리로 사천입지에 세우면 뭐라도 될 것같나요? 경남 미래가 중요한게 아니라 한국을 우주강국으로 만드는게 중요한 사실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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