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희망 경남의 산 [상]생존 위협하는 산불
녹색 희망 경남의 산 [상]생존 위협하는 산불
  • 임명진
  • 승인 2023.04.04 1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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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짝 마른 봄 산 ‘불씨’ 하나에 ‘잿더미’
올 들어 경남서만 벌써 43건 272㏊ 불 타
장기간 건조한 날씨 대기 마저 ‘일촉즉발’
아차하면 대형화…확산막는 시스템 절실
진화 진입 ‘임도’ 요구…산림청, 확충 나서

올해는 유난히 봄철 산불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산불이 일어나지 않는 곳에는 소나무재선충병과의 끝나지 않는 방역전쟁을 치르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산림휴양지 조성 등 도민의 산림 복지 증진을 위한 다양한 사업도 시행되고 있다. 이에 본보는 제78회 식목일을 맞아 경남의 산이 마주하는 주요 현안에 대해 살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3일 산림청 산불현황에 따르면 경남지역에서 발생하는 산불은 지난해부터 크게 증가해 피해면적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 경남에서 발생한 산불 건수는 105건, 피해면적은 1546.25㏊이다. 2021년 발생한 산불 건수 37건, 피해면적 56.12㏊에 비교하면 크게 늘었다.

올해 들어 3일까지 발생한 산불은 모두 43건, 피해면적은 272.07㏊에 달해 이제 4월이지만 벌써 축구장 1000여 개 규모의 산림이 훼손됐다.

발생 건수는 경기와 경북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이며, 지난 10년간 경남에서 발생한 평균 47.9건, 피해면적 170.017㏊와 비교해도 높은 수치다.

피해면적을 보면 대형 산불의 영향이 크다. 산림청의 지난 2022년 전국 대형 산불 10건 가운데, 경남은 2월 28일 합천과 고령에서 입산자의 실화로 추정되는 화재로 814㏊가 불에 탄 산불과 5월 31일 밀양에서 원인미상으로 661㏊의 산림을 태운 산불이 포함됐다.

전국적으로 보면 지난해 △100㏊ 이상에 달하는 대형 산불이 11건(1.5%)이 발생했다. △30~100㏊ 미만 3건(0.4%) △10~30㏊ 미만 12건(1.6%) △1~10㏊ 미만 99건(13.4%) △1㏊ 미만은 615건(83.1%) 순이다.

산불의 발생은 고온현상과 가뭄 등 기상 변화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장기간 비가 오지 않아 대기가 건조해지면서 작은 불씨에도 화재로 이어지는 상황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산불의 예방을 위해서는 발생 초기에 이를 파악하고 피해확산을 조기에 막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초기 진화를 돕는 임도 확충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다.

산림청은 ‘대형산불 방지를 위한 임도 확충 전략’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산불 진화 임도 확충에 나서고 있다. 현재 332㎞에 불과한 산불 진화 임도를 매년 500㎞ 이상씩 늘려 2027년까지 3207㎞를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경남도의 경우 매년 3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해 산불 예방에 힘을 쏟고 있다. 산불방지인력 3300여 명을 투입해 산불감시와 단속을 강화하고, 임차헬기 7대를 도내 각 권역별로 배치해 신속 대응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박재현 경상국립대 산림융복합학과 교수는 “산불 현장에 장비나 인력이 임도로 들어가야 초기에 진화할 수 있고, 임도 너머에 있는 산지로 확산을 막을 수 있다”며 “도내에도 임도 확충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불 발생 원인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대표적으로 사람의 실수가 꼽힌다. 지난 2022년의 경우 전국 740건의 산불 발생 중에서 산에 오르는 사람의 실수로 인한 화재발생이 184건(24.9%)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논과 밭두렁, 쓰레기를 소각하다 인근 산으로 불이 확산된 경우가 100건(13.5%), 담뱃불 실화가 49건(6.6%) 등이다.

박 교수는 “예방활동을 하기 위해 인력 투입, 홍보 등에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맞지만, 대부분은 쓰레기 소각으로 불똥이 어디까지 튀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기에 농민들과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이해할 수 있는 산불 예방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임명진기자·정웅교수습기자

 

지난 3월 8일 합천군 용주면에 발생한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산림청 공중진화대원이 불을 끄고 있다. 사진=산림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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