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희망 경남의 산[중]끝없는 싸움 재선충병
녹색 희망 경남의 산[중]끝없는 싸움 재선충병
  • 임명진
  • 승인 2023.04.05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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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만 그루 소나무 쓰러트린 ‘하늘소 악몽’
치료제 없어 감염 소나무 벌목 처리가 최선
농경지 피해에 항공방제 중단돼 확산 우려
생태계 영향없는 약제 개발·예산 확보 절실


산림청은 올해 소나무재선충병의 재확산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소나무재선충병은 몸속에 소나무재선충을 보유하고 있던 솔수염하늘소와 북방수염하늘소 성충이 건강한 소나무류를 갉아 먹을 때 생기는 상처를 통해 재선충이 나무줄기 내로 침입하면서 발생한다. 마땅한 치료제가 없다 보니 감염된 나무는 벌목해 파쇄하거나 훈증하는 방식으로 엄격하게 처리된다.

1905년에 일본에서 최초 발생해 전세계로 확산됐다. 우리나라는 1988년 부산의 금정산에서 최초로 발생했으며 경남은 1997년 함안군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이후 이듬해인 1998년 진주시, 1999년 통영시, 2000년에는 양산시와 사천시를 거쳐 2015년 거창군, 2016년에는 합천군에까지 신규로 발생하면서 도내 전역으로 확산됐다.

소나무재선충병은 국가적으로 2005년 방제 특별법까지 제정해 가며 힘을 쏟은 결과 2014년을 정점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환경요인 등으로 올해부터 항공방제를 하지 못하고 가뭄과 산불, 건조한 날씨로 솔수염하늘소가 산란하기 좋은 고사된 나무(산불 지역)가 많아지면서 재선충 피해 확산이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총규 경상국립대 환경산림학부 교수는 “항공방제는 광범위하게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을 저지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지만, 농경지 피해 등이 우려돼 올해부터 하지 못해 재선충병 감염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항공방제 이외에는 사전 방제 방법이 거의 없다.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약제를 개발해 항공방제를 다시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확산을 막는데 더 효율적인 듯하다”고 했다.

산림청은 밀양 등 대형 산불지역의 주변에서 확산돼 집중 방제가 끝나는 4월까지 전국적으로 78만그루가 감염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21년 31만그루, 2022년 38만그루에서 두배 가량 크게 늘어난 수치다.

사실 그동안 감염된 소나무의 개체수는 줄었지만 발생지역은 매년 증가해 왔다. 2014년 4월 기준 86개 시·군·구에서 발견된 소나무재선충병은 지난해 4월에는 135개소, 그해 12월에는 140개소로 늘었다.

경남은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에 연간 1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며 확산을 막고 있다. 지금까지 경남에서 투입된 예산은 1988년부터 2021년까지 3375억원에 달한다.

지금까지 도내에서 소나무류 405만 8000그루가 피해를 입었다. 2013년 82만 5000그루로 크게 늘었다가 2019년 7만 8000그루, 2020 5만 7000그루, 2021년 5만 9000그루의 피해목이 발생했다.

피해를 입은 발생면적만 3만 9259㏊으로, 1988년에서 2010년까지 1만 2361㏊로 피해가 집중됐다. 이후 2015년 4900㏊로 정점을 찍고 2016년 1929㏊, 2019년 780㏊, 2021년 590㏊로 감소해 왔다.

도 산림관리과 관계자는 “방제는 예산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매년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있지만 부족한 현실이다. 앞으로 항공방제도 할 수 없어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여 예산 증액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명진기자 ·정웅교수습기자

 
남부산림연구소 방제단이 지난달 28일 진주시 진성면에 위치한 산지현장에서 재선충병에 감염된 나무를 벌목한 후 훈증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남부산림연구소 방제단
창녕군이 지난 2021년 10월 소나무재선충병 확산 방지를 위해 고사된 나무들을 산지현장에서 파쇄하고 하고 있다.사진=창녕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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