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칼럼]정치인의 언어 품격
[경일칼럼]정치인의 언어 품격
  • 경남일보
  • 승인 2023.04.11 16:2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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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실 전 진주외국어고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고영실 전 진주외국어고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경영학의 거장 피터 드러커는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힘은 표현력이며, 현대 경영이나 관리는 커뮤니케이션에 좌우 된다’고 했다. 빌 게이츠에게 후계자를 누구로 선택할 예정입니까라는 기자의 질문에 여러 가지 능력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 중 하나를 선택 하라면 스피치 능력이 있는 사람을 후계자로 지명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처럼 스피치 능력은 의사 전달뿐만 아니라 우리 삶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여러 직업중 정치인들은 더 그렇다. 말로 흥하기도 하고 말로 망하기도 한다. 훌륭한 스피치는 스피치 기술 이전에 인품이 바탕이 된 말이다. 그런데 요즈음 정치인들의 언행을 보면 두렵고 겁이 난다. 대한민국이라는 하나의 나라에 두 나라가 존재 하는 것 같은 착각을 느낄 정도다. 거짓말로 편을 가르고 혐오와 분노, 갈등과 폭력, 두동강이로 분열된 사회, 지금 대한민국의 사회 현상이 되어 버렸다. 대화와 타협과 협상은 없고 이전투구식 싸움만 펼쳐지고 있다. 모든 것을 흑과 백으로만 구분하는 이분법적 사고뿐이고 회색은 없고 다양성과 포용성도 없다. 모든 것이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다.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고 줄서기에 발버둥 친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만 존재하는 ‘내로남불’이라는 단어도 정치권에서 탄생시켰다. 나는 국회의원으로서 체포동의안이 부결 돼야 하고 너는 국회의원 이라도 잡범이기에 가결돼야 한다고 한다. 거짓이 참이 되기도 하고 참이 거짓이 되기도 하는 사회, 누구 말이 맞고 누구 말이 틀린 것인지 헷갈리는 사회가 되어 버렸다.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불리하면 팬덤정치 프레임으로 몰고 간다. 자신이 하는 일은 뭐든 옳고 관대하면서 남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정치인들, 어디서든 남의 잘못은 예리하게 지적 하면서 정작 자신의 잘못에는 변명하기에 급급한 정치인들, 심지어 남에게 잘못을 덮어씌우기까지 하는 적반하장하는 정치인도 있다. 공자는 자신에게 엄하게 책망하고 남에게는 가볍게 한다면 원망을 멀리할 수 있읗 것이라고 했고, 예수는 어찌하여 너는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끌은 보면서 제 눈속에 들어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했다. 최소한 자기 잘못을 남 탓으로 돌리는 사람이 되지 말아야 한다. 정치는 국민들의 믿음을 얻는 것(民信)이 가장 중요하다. 국민들에게 믿음을 얻지 못하면 나라는 설 수가 없게 된다.(無信不立) 그러니까 아무리 훌륭한 정책이나 정치도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허사가 된다. 그래서 신뢰가 정치의 으뜸 덕목인 것이다. 비단 정치뿐만 아니라 우리의 대인관계도 믿음이 가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스포츠에서도 믿음이 가는 선수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도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은 불안하고 기대치도 떨어져 간다. 대통령 비서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고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나라 직업별 신뢰도 조사에서 정치인이 가장 믿지 못할 직업 1위를 차지했다. 신뢰할 수 있는 직업 1위는 과학자로 응답자의 42%를 차지 했지만 정치인은 8%에 불과 했다. 정부기관 7곳에 대한 국민 신뢰도 조사에서 국회는 10년째 꼴찌를 차지 했다. 국민 4명 중 3명이 국회를 불신 한다고 응답했다. 이제 정치인들은 신뢰부터 회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언어 순화부터 해야 한다. 말은 귀소본능(歸巢本能)이 있다. 법구경(法句經)에도 악담은 돌고 돌아 고통을 몰고 끝내는 나에게로 반드시 되돌아 온다고 했다. 말은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오지만 천 사람의 귀로 들어가고 만 사람의 입으로 옮겨진다. 퍼지는 속도가 코로나 보다 빠르다. 정치인은 국민을 대표하는 리더다. 정치인의 언격(言格)이 곧 국격(國格)이 된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정치인이 되어야 한다. 질매재의 벚꽃이 비바람에 나부끼며 자연으로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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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2023-04-30 05:36:42
정치인의 말에는 무서운 책임이 뒤따른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함부로 떠들어 대고는 ‘아니면 말고’라 외치는 모습이 너무나 뻔뻔하다는 사실이다.
남의 인격이나 자존심에 손상되는 언어 행동은 있을 수 없는 행동이기에 특히 정치인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망언이다.
특히 세계인이 주시하는 국제무대에서 국가를 상징하는 통수권자의 말 한마디가 세계를 움직이게 할 뿐만 아니라 자국의 손익에도 지대하다는 사실이다.
정치지도자의 언행은 순간의 웃음거리나 코미디로 끝날 수 없는 문제이기에 자신의 인기에 연연하지 말고 더욱 깊이 수없이 생각하여 말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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