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유채꽃
[경일춘추]유채꽃
  • 경남일보
  • 승인 2023.04.19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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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대 마산대학교 교수
김홍대 마산대학교 교수


봄은 자연의 부활과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며, 우리에게 삶을 즐기는 법을 가르쳐준다. 그래서 우리는 봄이면 봄꽃 축제에 참여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에너지를 얻게 된다.

4년 만에 열린 창녕 남지 유채꽃축제장을 다녀왔다. 낙동강 물줄기와 철교 다리가 어우러져 있어 유년의 추억을 되살리기에 딱 좋은 곳이었다. ‘같은 옷만 입어도 지루할 틈이 없다’ 라고 유채꽃을 묘사했던 이해인 시인의 시 구절처럼 유채꽃은 봄의 끝자락을 알리는 전령사처럼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눈이 부셨다.

초등학생 시절, 야구와 축구를 하면서 뛰어놀았던 낙동강 자락의 황금빛 백사장은 오간데 없었지만, 그곳은 이제 유채 꽃밭이 돼 꿀벌과 나비가 춤을 추며, 꽃잎은 석양보다도 더 화려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눌렸던 관광 수요 탓인지, 봄의 아름다움을 경험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유채꽃밭을 거닐며, 그 화려한 색상에 마음을 빼앗기는 사람들, 다양한 먹거리 장터, 품바 공연 그리고 낙동강과 철교 다리가 어우러진 멋진 풍경까지, 축제장은 방문하는 이들에게 여러 가지 즐길 거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4월은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봄 축제가 열린다. 봄이 시작되면서 자연과 함께하는 축제를 즐기며, 마음속에 봄의 아름다움과 따뜻한 감성을 담아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당나라 시인 류희이는 ‘대비백두옹’이란 시에서 ‘해마다 피는 꽃은 비슷한데, 해마다 보는 사람은 다르구나’라고 읊었다. 자연이 만들어 내는 봄은 매년 비슷하지만, 사람은 다르다는 사실을 담고 있다. 봄을 알리는 꽃은 그저 세월의 순환일 뿐이다. 몇 년, 몇십 년, 몇백 년이 지나도 낙동강 물은 여전히 그 강물이고 철교는 여전히 그 다리일 뿐이다.

그래도, 봄에 피어오른 유채꽃은 언제나 그리움과 기대가 생기게 되어, 봄의 부드러운 매력을 느끼게 한다. 봄의 시작은 봄꽃에서부터 찾을 수 있듯이, 우리 인생에서도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끔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이 불안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우리는 자신이 가진 열정과 끈기를 믿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봄의 발걸음을 쫓아가고, 인생의 즐거움을 즐기면서, 자신의 꽃밭을 열심히 경작해야 한다. 그러면 봄의 아름다움과 힘을 영원히 마음속에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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