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청첩장 무심코 눌렀다간 낭패
모바일 청첩장 무심코 눌렀다간 낭패
  • 문병기
  • 승인 2023.04.19 1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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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허점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활개
사천 거주 50대 7000만원 명의도용 대출 피해
휴대폰 문자로 들어온 ‘모바일 청첩장’을 무심코 누른 50대가 거액의 대출사기를 당했다. 해킹을 통해 개인 정보를 빼낸 뒤 비대면 이라는 K뱅크의 허점을 이용해 대출을 받아 가로채는 수법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결혼식 등의 대소사를 지인에게 알릴 경우 휴대폰으로 모바일 청첩장을 발송하는 것이 일상화되면서 이를 악용하는 신종 보이스피싱이 등장해 수많은 피해자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 4일 오후 6시께. 50대 A(사천 거주) 씨의 휴대폰으로 결혼식 날짜와 많이 와달라는 문구가 적힌 모바일 청첩장이 도착했다. 평소에도 지인들의 결혼식 청첩장이 휴대폰으로 자주 오기 때문에 A 씨는 아무런 의심 없이 문자를 확인했다.

문제는 이튿날인 5일 발생했다. 정상적이던 휴대폰이 먹통이 됐고 수리를 위해 인근 이동통신을 찾은 A씨는 깜짝 놀랐다. 본인이 가입한 통신사가 아닌 다른 이동통신사로 번호이동이 된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재차 기존 통신사로 번호를 이동한 A씨는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의구심이 들어 거래은행 통장의 입출금 내역 등을 확인했으나 아무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6일 오후 3시께 본인 메일로 K뱅크로부터 신규대출 안내가 수신됐다.

확인 결과 비대면으로 K뱅크에서 7000만원이 대출된 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계좌로 이체된 사실을 확인했다. 놀란 A씨는 저축은행에 확인 결과 이미 농협은행 등 4곳으로 분산 이체된 뒤 또 다른 통장으로 이체되는 등 몇 단계를 거친 것이 확인됐다.

누군가 자신의 신분을 도용해 대출한 것임을 직감한 A씨는 보이스피싱 명의도용 대출 피해를 신고하고 통장 출금을 차단했다. 이어 사천경찰서와 금융감독원에 피해사실을 신고했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단서도 결과도 얻지 못한 채 ‘보이스피싱 대출사기 제3자 명의도용 대출’의 피해자로 전락했다.

A씨는 “누구나 모바일 청첩장이 오면 확인할 수밖에 없는데 그 순간 이런 엄청난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면서 “7000만원이란 거액이 본인 확인 절차도 없이 그렇게 쉽게 대출을 해줄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분개했다.

이어 “비대면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는 데 일정 금액 이상일 경우 반드시 본인 확인 절차를 그치거나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마련돼야 한다”며 “이 같은 피해는 누구나 당할 수 있고 지금도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경찰이 돈이 이체돼 인출된 은행 지점을 확인한 뒤 ATM기나 CCTV 화면 등을 확보한 뒤 조속히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 그래야 제2 제3의 선량한 피해자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K뱅크는 지난 2017년 4월3일 문을 연 국내 최초의 인터넷 전문은행이다. KT 등 통신사와 우리은행 등 20개 주주사가 참여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해 영업망을 구축하기 때문에 연중무휴이며 점포방문으로 대면해야 하는 일반 은행과 달리 공인인증서, ARS 전화 등을 통해 비대면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문병기기자 bkm@gnnews.co.kr

 
7000만 원 대출사기를 당한 A씨에게 온 모바일 청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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