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모 논설위원
불편부당(不偏不黨)은 저널리즘의 고전적 의무다. 이 의무를 내던지고 보수의 가치에 입각해 세상사를 쾌도난마식으로 이야기하는 방송이 미국 폭스뉴스. 24시간 케이블뉴스 채널이다. 노골적인 친 공화당 노선으로 상업적 성공을 거둬온 매체다. ‘분명한 의견제시’란 뜻의 신조어 ‘폭스화(~化 ;foxification)’는 여기서 유래한다.
▶괜찮은 언론사라면 불편부당이란 평판을 얻기 위한 비용이 많이 들겠지만 폭스뉴스는 기본적인 언론윤리를 아예 무시해버리니 돈 버는 데 매우 편리했다. 2002년 CNN의 총비용은 8억 달러였던 반면 폭스뉴스의 총비용은 그 절반도 안 되는 3억 2500만 달러에 불과했다(강준만, 인문학은 언어에서 태어났다). 그런데도 인기는 크게 누린다.
▶가짜뉴스 쟁송에서 폭스뉴스가 졌다는 소식이 어제 하루 세계적인 뉴스였다. ‘트럼프가 2020 대선에서 낙선한 건 개표기 조작 때문이었다’고 반복 보도하여 개표기 제조업체에 한화 약 1조원을 물어주게 되었다는 거다. 가짜뉴스로 인한 사회적 해악 퇴치가 표현의 자유 보호를 넘어서는 급선무가 되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는 게 세계적인 평가다.
▶fox가 동사로 쓰이면 ‘속이다’ 또는 ‘혼란스럽게 만들다’란 뜻이 된다는데, 그동안 트럼프의 ‘억울한’ 패배를 반복해서 들어온 폭스뉴스 시청자들은 참 혼란스럽겠다.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라고 똑 부러지게 전달해주어 시원한 건 좋았으나 이토록 큰 가짜뉴스에 어마어마한 손해배상금을 물고 고개를 숙였다는 데에선 어찌 속은 기분이 들지 않겠는가.
▶괜찮은 언론사라면 불편부당이란 평판을 얻기 위한 비용이 많이 들겠지만 폭스뉴스는 기본적인 언론윤리를 아예 무시해버리니 돈 버는 데 매우 편리했다. 2002년 CNN의 총비용은 8억 달러였던 반면 폭스뉴스의 총비용은 그 절반도 안 되는 3억 2500만 달러에 불과했다(강준만, 인문학은 언어에서 태어났다). 그런데도 인기는 크게 누린다.
▶가짜뉴스 쟁송에서 폭스뉴스가 졌다는 소식이 어제 하루 세계적인 뉴스였다. ‘트럼프가 2020 대선에서 낙선한 건 개표기 조작 때문이었다’고 반복 보도하여 개표기 제조업체에 한화 약 1조원을 물어주게 되었다는 거다. 가짜뉴스로 인한 사회적 해악 퇴치가 표현의 자유 보호를 넘어서는 급선무가 되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는 게 세계적인 평가다.
▶fox가 동사로 쓰이면 ‘속이다’ 또는 ‘혼란스럽게 만들다’란 뜻이 된다는데, 그동안 트럼프의 ‘억울한’ 패배를 반복해서 들어온 폭스뉴스 시청자들은 참 혼란스럽겠다.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라고 똑 부러지게 전달해주어 시원한 건 좋았으나 이토록 큰 가짜뉴스에 어마어마한 손해배상금을 물고 고개를 숙였다는 데에선 어찌 속은 기분이 들지 않겠는가.
정재모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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