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대상공원 빅트리, 창원특례시 랜드마크로 만들어야
[현장칼럼] 대상공원 빅트리, 창원특례시 랜드마크로 만들어야
  • 이은수
  • 승인 2023.04.2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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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수 창원총국 취재팀장


도시공원일몰제에 따른 민간특례사업으로 진행중인 창원 대상공원 개발사업에 점차 속도가 붙고 있다.

아름드리 나무가 많은 대상공원은 폴리텍대학과 교육단지를 포근히 감싸며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 아파트단지와도 가까워 시민들이 즐겨찾는 숨은 핫플레이스로 통한다.

도심속 공원은 시민들의 큰 자산이다. 부드러운 황토흙에 매료돼 대상공원에서 점심시간마다 맨발로 걷는 교수님도 계신다. 대상공원처럼 산을 깎는데 암반이 없는 현장은 좀체 보기 드물며, 암반이 많아 진척이 더딘 사화공원 개발사업과도 대조적이다.

고색창연한 은행나무의 향연은 잊을 수가 없다. 노란 단풍이 떨어진 오솔길을 홀로 걷노라면 ‘몸을 지나가는 오후의 햇살에도 파르르 떨리는 마음, 저녁이 오는 시간을 받아들이는 저 노란잎의 황홀한 적막을 보라’고 노래한 도종환 시인의 ‘노란 잎’이 저절로 떠오르는 것은 왜 일까.

바쁜 일상에 쉼표를 제공했던 아름답던 공원은 추억속으로 서서히 사라지고 요란한 기계음이 들리고 있다. 도대체 여기다 뭘 만들려고 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공원일몰제하에 시작된 어쩔수없는 개발사업인 까닭에 ‘과연 이전보다 더 좋을수가 있을까’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며칠전 현장을 가보았다. 대학 초입에 너른 주차장을 만들었는데, 건설현장 차량들이 즐비했다. S자로 난 산길을 따라 올라가 산책나온 시민들을 접했고, 곳곳에 보도교, 빅브리지, 맘스프리존, 숲속놀이터, 파크골프장, 다목적 체육관, 숲 산책로 등이 조성중이다.

무엇보다 정상에 다다르자 크고 둥글게 만든 터에 계단같기도 하고 제단처럼 보이는 것을 만들고 있는데, 다름아닌 빅트리의 기초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빅트리는 업체 선정이 임박한 가운데 기술력을 내세운 중앙의 업체가 들어올 것이란 얘기가 파다하다.

빅트리에 주목하는 이유는 1330억원이 투입되는 대상공원의 대표적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야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싱가포르 빅트리 가든을 모델로 했으며, 40m 전망대에 승강기를 타고 올라가며 눈요기를 할 수 있도록 여러 시설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도시와 사람들이 만든 인근 전망대(시설)가 떠올라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새로운 강자가 생기면 인기는 금방 시들해지기에 기존보다 조금 더 좋은 것으로는 부족하며, 누구도 따라 올 수 없는 ‘ONLY ONE’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빅트리는 서울 남산타워처럼 창원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

해당사업은 전체 금액 1330억원 가운데 620여억원의 사업비를 집행하고, 빅트리를 포함한 나머지 700여억원에 대한 지출이 남아있다. 실시설계 변경도 거론되는데, 창원시 재정건정정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에서 수백억원을 들여 랜드마크 사업을 별도로 할 것이 아니라 빅트리를 활용하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빅트리라는 이름에서 연상되듯이 기술력과 환경의 총아로 만들어 서울에 남산타워가 있다면 창원에는 빅트리가 있다는 말들이 회자되도록 빅트리 광장에 심혈을 기울였으면 한다.

특히 대표격인 미디어파사드는 빅트리 안에 설치할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바깥에 설치했으면 좋겠다. 창원에 쏠라타워, 문화복합타운 미디어파사드가 추진됐으며, 저도 연륙교 콰이강의 다리 미디어파사드는 표현력이 다소 떨어지는데, 멋진 미디어파사드가 빅트리에 설치돼 역동적인 화면으로 도시를 밝힌다면 추억과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요한 것은 이전보다 공원개발사업 이후가 시민들에게 더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애꿎은 공원만 훼손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수 없을 것이다. 현대건설컨소시엄은 지난 2018년 5월 우선협상대상자 공모 당시 사업면적에 공동주택 등 비공원시설 11만여㎡(12%), 공원시설 85만여㎡(88%)를 개발하겠다고 제안했다.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우(愚)를 범해선 안된다.

경제가 많이 어려운데 대상공원 개발사업은 40%이상 지역업체를 이용하도록 하고있다. 대형사업에 지역업체 참여도 많이 시키고 창원을 너머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상징물을 만든다면 시민들의 자긍심이 고취될 것이다. 창원광장 55배에 달하는 공원을 영구적으로 확보한다는 명분으로 출발한 사업이다. 모방이 아니라 창조를 통해, 볼거리와 쾌적한 휴식공간 및 힐링공간을 제공할 수 있는 명품공원이 조성될 수 있도록 지혜와 역량을 결집해 나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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