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국회의원, 제대로 된 인물 키우자
[현장칼럼]국회의원, 제대로 된 인물 키우자
  • 문병기
  • 승인 2023.05.01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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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기 서부취재본부장
문병기(서부취재본부장)


우리처럼 국민이 정치인을 걱정해야 하는 국가는 드물 것이다. 그러다보니 정치인들이 해야 할 나라 걱정도 당연히 국민들의 몫이 된지 오래이다.

제대로 된 국가라면 정치인들이 국민과 나라를 걱정해야 하는데, 언제부턴가 대한민국은 거꾸로 가는 이상한 나라로 흘러가고 있다.

그만큼 정치인들이 보여주는 작태는 국민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흑백논리에 사로잡혀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다. 당리당략에 목숨을 걸고 국민이나 국익 따위엔 관심이 없다. 오로지 정쟁에만 몰두하는 모습에 국민들의 마음은 울분과 한숨으로 가득차 있다.

그런데도 누릴건 다 누린다. 한 시민단체가 각종 특권과 특혜를 헤아려 보니 186가지나 된다고 한다. 이들은 연 1억5500만원의 세비와 5000만원의 입법·특별 활동비 외에 정책 개발비와 자료 발간·홍보·출장비 등을 받는다. 한 달 유류비 110만원과 차량유지비 35만원, 명절휴가비 820만원, 야근식대 770만원, 업무용 택시비 100만원도 나온다. 일하지 않아도, 구속돼도 세비를 받는다. 후원금은 연 1억 5000만원(선거 때는 3억원)을 거둬 쓸 수 있다. 세금으로 월급 주는 보좌진 9명에다 항공기 비즈니스 석과 공항 귀빈실을 쓰고 KTX도 무료다. 비리 범죄를 저질러도 불 체포 특권을 누리고 거짓말해도 면책 특권을 받는다. 이런 나라는 아마 지구상에 없을 것이다. 그래놓고 하는 일이라곤 경제·민생·개혁 입법은 외면한 채 정쟁과 방탄, 엉터리 입법과 꼼수, 혈세 낭비뿐이다. 국민들 울화통 터지게 만드는 데 일등공신들이다.

사천·남해·하동지역 주민들도 국회의원 복(?)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현직 국회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과 부정청탁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국회의원이란 중책을 수행하기는커녕 본인 앞가림하기도 버거운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천은 우주항공청 특별법 국회 통과란 거대한 벽에 막혀 있다. 남해는 해저터널 착공, 하동은 세계차엑스포 등 정부와 국회의 협조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지만, 지자체와 쌍두마차 역할을 해야 할 국회의원은 사실상 공석이나 다름없다.

앞선 국회의원들도 ‘오십보 백보’이다. 17대 민노당 비례대표를 거쳐 이명박 정부시절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집권여당의 사무총장을 꺾고 18대 국회에 입성한 분도 있었다. ‘공중부양’으로 더 잘 알려진 이분은 농민 운동가 출신답게 각종 반정부 시위현장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며 투사(?)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사건건 정부와 여당의 발목을 잡고 각을 세우는 데만 앞장을 섰다. 당연히 지역구인 사천은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다. 국비지원 등 중앙정부의 협조는 물론이고 찬밥신세로 전락해 고충을 치렀다.

선거구 통합으로 내리 3선을 한 국회의원도 있었다. 20대 후반기 법제사법위원장까지 올라 기대가 컸다. 하지만 불의의 교통사고에다 ‘막말논란’으로 구설수에 오르며 지역민들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뒤돌아보면 그가 지역을 위해 무슨 업적을 남겼는 지 기억나는 게 없다.

요즘도 지역에서는 ‘당시 집권당 사무총장이 당선됐더라면 항공 산업 등 최소 20년은 앞서 발전했을 것’이란 말들이 회자되고 있다. 그만큼 힘 있는 국회의원이 절실했단 뜻이고, 뒤늦게 잘못된 선택을 후회한단 뜻이기도 하다.

인근에는 집권여당의 정책위의장에 수석대변인이란 막강한 힘을 가진 두 국회의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마냥 부러워만 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국회의원을 만들고 키워내야 한다. 내년 4월 제22대 총선이 그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지역도 살고 모두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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