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통령 “전 정부 반시장정책이 전세 사기 토양”

취임 1주년 앞두고 국무회의 발언
민주당은 “거대한 퇴행” 혹평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집값 급등과 시장 교란을 초래한 과거 정부의 반시장적·비정상적 정책이 전세 사기의 토양이 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투자 사기, 마약 범죄 증가 등은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를 바로잡기 위한 제도 정비도 거대야당인 더불어민주당으로 인해 어려웠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을 하루 앞둔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건물과 제도를 무너뜨리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순간”이라며 “그러나 무너진 것을 다시 세우는 데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든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무회의 발언은 TV로 생중계됐으며 취임 1주년을 하루 앞두고 사실상 ‘대국민 메시지’ 형식으로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거야(巨野) 입법에 가로막혀 필요한 제도를 정비하기 어려웠던 점도 솔직히 있다”며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러나 무너진 시스템을 회복하고 체감할만한 성과를 이루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서민과 청년에 대한 사기 행각은 전형적인 약자 대상 범죄”라며 “증권합수단 해체로 상징되는 금융시장 반칙 행위 감시 체계의 무력화는 가상자산 범죄와 금융투자 사기를 활개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시 적발 시스템 무력화가 수많은 사회적 약자를 절망의 늪으로 밀어 넣어 버린 것”이라며 “과거 정부의 검찰개혁 과정에서 마약 조직과 유통에 관한 법 집행력이 현격히 위축된 결과가 어땠는지 국민 여러분께서 모두 목격했다”고 말했다.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지난 1년간 대한민국이 퇴행했다고 혹평을 쏟아냈다.

원내대표 임기를 마친 박홍근 의원은 “1년 사이에 상상 이상의 거대한 퇴행이 이뤄져 국민도 100점 만점에 30점 정도 준다”며 “‘눈 떠보니 후진국’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 “정치는 실종됐고, 경제는 ‘폭망’했고, 검사 독재에 외교 참사에 ‘전쟁 일어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이 있고, 사회는 과거로 퇴행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당 고문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페이스북에서 “(집권) 2년째부터는 ‘내 탓이오’라고 하셔야지, ‘입만 열면 문재인 탓’ 하시면 안 된다”며 “소통을 중시하셔야지, 취임 1년 기자회견도 하지 않는 것은 오만”이라고 했다.

이홍구기자 red29@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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