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인상에 깊어지는 자영업자 ‘한숨’
전기요금 인상에 깊어지는 자영업자 ‘한숨’
  • 정웅교
  • 승인 2023.05.16 1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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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부터 전기요금·가스요금 5.3% 각각 인상
자영업자들 “여름철 냉방용 전기요금 폭탄 우려”
시·군 소상공인연합회 공공요금 인상 대책 논의

“요즘도 낮에는 기온이 많이 올라 에어컨을 켜달라는 손님들이 많아요. 인건비·물가인상으로 힘든데 전기요금까지 오르니 막막하네요”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을 결정하자 여름철을 앞두고 도내 곳곳에서 냉방비 요금을 걱정하는 한숨이 나오고 있다.

16일부터 적용되는 정부의 공공요금 인상안에 따르면 전기요금·가스요금은 각각 5.3% 인상된다. 전기요금은 ㎾h당 8원, 가스요금은 MJ(메가줄)당 1.04원이 상승한다. 4인가구 기준 전기요금은 3020원, 도시가스는 4430원 오르면서 월 7450원을 추가 부담하게 된다.

이 같은 내용이 발표되자 도내 자영업자들과 각 가정에서는 벌써부터 냉방용 전력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여름철 전기요금이 얼마나 나올지 걱정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50대 여점주는 “평균 140만 원 가량 전기요금을 내고 있다. 여름이 되면 냉장 식품 등을 위해 24시간 에어컨을 켜야 하는데 벌써부터 겁이 난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올해부터 코로나 대출 원금과 이자 상환이 시작되는 자영업자들에게는 이번 전기료 인상이 큰 부담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노래연습장을 운영 중인 김 모(39)씨는 “전기료 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겠지만 코로나 이후 경기 악화가 우려되는 지금은 시기상조라는 생각이다. 대출 이자 상환이 시작돼서 자영업자들 부담이 큰 데 전기료 인상까지 덮쳤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24시 헬스장을 운영 중인 신 모(30)씨는 “헬스장 운영 시간 내내 에어컨을 돌리고 있다. 전등도 계속 켜야 하고 마땅히 절약할 수 있는 방안이 딱히 없어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전기요금과 함께 가스요금도 부담해야 하는 음식점에서는 더욱 걱정이다. 고깃집을 운영 중인 고 모(31)씨는 “평균 가스요금이 60만원~70만원, 전기요금이 200만~300만원 나오고 있다. 물가 인상으로 힘든데 더욱 힘들어질 것 같다”고 했다.

전기요금에 대한 걱정은 가정에서도 매한가지다. 박 모(58·여)씨는 “더위에 약한 체질이라 그동안 에어컨을 여름 내내 틀어 왔지만 이번 여름부터는 절약방안을 생각해야 할 듯해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정부는 요금 인상안과 함께 보완책도 발표했다. 출산가구,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등 사회배려계층은 이번 전기요금 인상분 적용을 1년간 유예한다. 또 기존 주택용(가정용) 고객에게 2015년부터 적용해온 전기요금 분할납부 제도를 소상공인과 뿌리기업에까지 확대한다.

하지만 추가적인 지원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영철 경남도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소상공인에게 전기료 분할납부는 실효성이 없어 의미가 없는 대안일 듯하다”면서 “여름만큼이라도 감면해주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내 시·군 소상공인연합회는 오는 20일 공공요금 인상 등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정웅교수습기자 kyo1@gnnews.co.kr

 

한낮 기온이 29도까지 오른 16일 오후 3시께 진주 충무공동 한 헬스장에서는 에어컨을 튼 채 회원들이 운동을 하고 있다. 정웅교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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