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김해 ‘트램’ 도입 신중해야
[기자의 시각]김해 ‘트램’ 도입 신중해야
  • 박준언
  • 승인 2023.05.1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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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언기자


김해 시내를 관통하는 도시철도 ‘트램’ 건설 사업이 지난달 국토부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됐지만 김해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트램은 기존 도로 위에 레일을 깔아 주행하는 노면전차다. 전기를 사용해 오염 물질이 적은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불린다. 김해 트램 노선은 3개다. 장유역∼주촌∼수로왕릉역(9.38㎞) 구간 1호선, 장유역∼율하지구∼장유역(15.8㎞) 구간 2호선, 신문동∼봉황역(8.12㎞) 구간 3호선이다. 경남도가 국토부에 제출한 김해도시철도망 구축 자료에 따르면 트램 사업비는 약 6000억원, 연간 운영비는 226억 3000만원이다. 경제성(B/C)은 1호선 0.526, 2호선 0.623, 3호선 0.458로 모두 기준인 1의 절반 수준에 거쳐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종합평가(AHP)는 1호선 0.569, 2호선 0.545, 3호선 0.508로 기준인 0.5를 겨우 충족했다. 그러나 김해시는 ㎞당 건설비가 150억원에서 200억원이 들어가는 트램 사업이 반가울 수만은 없다. 사업비 40%는 지자체 몫이다. 김해시는 지난 2011년 국내 최초로 무인경전철을 개통했다가 사업자(BGL)에게 적자와 운영비 보전 명목으로 매년 수백억원씩 지불하고 있다. 지난해 430억원을 포함해 10년간 지급한 금액은 4157억원이다. 이러한 재정부담은 2041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내년에 치러질 제105회 전국체전 주경기장 건설에도 약 1800억원이 들어가 재정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트램이 운행할 경우 하루 이용객은 1호선 9632명, 2호선 2만 292명, 3호선 7483명으로 예측되고 있다. 김해 전체 인구 54만명인 것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치다. 더욱이 매년 인구도 줄고 있다. 이는 경전철과 마찬가지로 트램 사업에 참여한 민간 사업자의 수익을 위해 어떤 방식이든 비용을 지불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김해시는 ‘예산 잡아먹는 하마’인 경전철과 전국체전 유치로 기존 사업들의 예산을 대부분 줄이거나 없애는 등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램까지 건설할 경우 재정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은 분명하다. 지역 실정과 재정 상황은 고려하지 않은 채 정치인들의 치적 쌓기용으로 추진되는 사업은 중단하는 것이 옳다. 정치인은 낙엽처럼 떠나지만 그들이 저질러 놓은 사업의 뒤처리는 시민의 혈세로 충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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