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골드만삭스의 한국에 대한 상반된 예측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골드만삭스의 한국에 대한 상반된 예측
  • 경남일보
  • 승인 2023.05.2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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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Goldman-Sachs)는 뉴욕에 본부를 두고 런던, 홍콩을 중심으로 전 세계 주요 금융센터에 거점을 운영하고 있는 미국의 투자은행이다. 23개국 50개 사무소에 총 3만 명이 넘는 임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면서 주요 고객은 기업, 금융기관, 각국 정부, 고액 자산가이며 투자, 자문, 자금 조달 서비스 등의 종합 금융 서비스를 지향한다. 골드만삭스는 유대인 마르쿠스 골드만(Marcus Goldman)과 사무엘 삭스(Samuel Sachs)가 1869년에 세운 어음 거래 회사로 출발했다. 창립부터 유대계 기업으로 유명한 회사로 역대 CEO들도 대부분 유대인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유대계와는 별 관계 없는 수많은 주주들에 의해 회사가 운영되고 있다. 직원 분포는 80% 정도는 백인이고 나머지 20%는 다양한 인종이 함께 일하고 있다.

21세기에 들어서는 금융시장을 장악하고 석유 사업에도 손대고 있으며 온갖 일을 다 하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결자산 평가에 따른 2022년 3월 31일 기준, 미국 은행랭킹을 보면 1위 JP모건 체이스을 필두로, 뱅크 오브 아메리카, 웰스 파고, 씨티은행, US뱅크, PNC Bank, 트루이스트 파이낸셜과 함께 미국 10대 은행 가운데 8위에 자리하고 있다. 2020년 기준으로 매출액은 445억 6000만 달러, 순이익은 94억 5900만 달러, 자산총액은 1조 1630억 2800만 달러, 그리고 자본총액은 959억 3200만 달러에 이른다.

지난 2005년 말 골드만삭스는 세계 각국에 대해 평가한 장기 성장잠재력지수(GES:Growth Enviroment Score)를 바탕으로 ‘골드만삭스 보고서’를 작성해 발표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가 2050년까지 고속 성장을 거쳐 미국 다음으로 1인당 소득이 높은, 이른바 ‘잘사는’ 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했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003년 성장가능성 높은 신흥 경제성장국을 일컫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개념을 처음 내놓아 미래 예측 능력을 인정받았다. 장기 성장잠재력지수(GES)는 골드만삭스가 각국의 경제성장을 예측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것으로, 인플레이션과 재정적자, 해외차입, 투자, 대외개방도 등 거시경제 변수와 함께 전화보급률, PC보급률, 인터넷보급률, 교육 정도, 평균수명, 정치적 안정, 부패지수, 경제활동과 관련된 법제화 정도 등 13개 요인들로 구성된 지수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골드만삭스가 GES를 토대로 예측한 미래의 GDP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한국의 실질 경제성장과 인구 증가 추세를 고려해 수치를 내놓았다. 한국의 인구성장률은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2005년 4862만명에서 조금씩 늘다가 2025년의 정점을 지나 감소세로 돌입, 2050년 4522만명으로 7% 감소할 것이라는 것이 미래 GDP 산출의 전제다. 이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GDP는 2005년 1만6741 달러에서 2010년 2만6028 달러, 2025년 5만1923 달러, 2050년 8만1462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골드만삭스는 예측했다. 2050년 8만1462 달러는 미국(8만9633 달러)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 높은 수치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따라서 한국은 2025년이면 경제력이 G7 국가의 수준에 근접하거나 능가하고, 2050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 중의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런데 골드만삭스가 지난해 12월 6일(현지 시각)에 발표한 ‘2075년 글로벌 경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1% 대인 세계 인구 증가율은 약 50년 뒤인 2075년 0%에 가깝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면서 꾸준히 인구가 늘고 있는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경제 규모도 재편될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세계 경제 규모 12위 수준인 한국은 2050년이 되면 경제 규모 15위 밖으로 밀려나게 되고 이집트와 나이지리아 등이 세계 15위권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금융기관의 미래 예측과 전망이 이렇듯 엇갈리고 있음에 일희일비 할 일이 아니라, 낙관적인 예측에 대해서는 긍정적 자극으로, 비관적 전망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가지고 대응하는 태도가 필요한 것이다.

경상국립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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