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딸기 어미묘의 자식묘 독립시키기
[농업이야기] 딸기 어미묘의 자식묘 독립시키기
  • 정희성
  • 승인 2023.05.24 16: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은지 경남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 농업연구사
요즘 딸기 육묘장에서는 올해 9월에 심을 자식묘를 생산하기 위한 어미묘의 초기 생육관리가 한창이다. 다음 작기를 위한 준비가 이미 올 초부터 시작된 것이다. 우리나라 속담에 ‘시작이 반이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딸기 농가에 있어서 딸기 묘는 한 해의 딸기 재배 성패을 좌우하기 때문에 딸기 육묘 과정은 굉장히 중요하다.

딸기 육묘를 간단하게 말하면 딸기 어미묘로부터 자식묘를 생산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딸기 육묘 과정을 보다 보면 새삼스럽게 우리의 인생과 매우 비슷하다고 느낄 때가 많다. 딸기 육묘 기간은 준비 기간과 묘 증식 기간을 합해 총 10개월이라는 긴 인고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 기간 동안 자식묘는 어미묘의 런너(runner)라고 불리는 넝쿨을 통해 영양분을 흡수하는데, 우리가 어머니 배 속에서 약 10개월동안 탯줄을 통해 영양소를 흡수하며 자라는 것과 매우 흡사하다.

딸기 어미묘를 심을 때는 탄저병, 시들음병, 응애 등 병해충에 감염되지 않고 관부가 굵은 튼튼한 묘를 사용해야 하는데, 그 이유는 딸기가 영양번식 작물이기 때문에 어미묘가 병해충에 감염되면 자식묘도 감염이 되기 때문이다. 건강한 부모 밑에서 건강한 자녀가 태어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산모가 영양 및 식습관, 운동, 휴식 등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는 이유와 마찬가지다. 마지막으로 딸기 자식묘는 9월 정식일 기준 30일 이전에 런너를 절단하고 단계적으로 독립을 하게 되며, 이제 스스로 양분을 흡수한다. 이후 자식묘는 딸기를 만들 수 있는 준비 과정인 화아분화(생장점이 꽃눈으로 변화) 검경 후 포장에 심어져 우리가 맛있게 먹는 딸기를 생산한다.

‘자식은 부모의 품 안에 있을 때만 자식이며, 부모의 품을 떠난 자식은 독립된 가족의 또 다른 이름일 뿐이다’라는 말이 있듯 우리도 성인이 되면 부모님의 따뜻한 품을 떠나 독립된 개체로 험난한 인생을 개척해 나간다. 딸기를 연구하는 담당자로서 부모님께서 우리를 키워주시고 독립시키는 과정과 딸기 어미묘가 자식묘를 독립시키는 과정이 데칼코마니가 따로 없는 듯 하다.

경남도농업기술원은 자체 육성한 금실을 비롯한 국내 육성 딸기 품종을 농가에 신속히 보급하고자 딸기 원원종 어미묘를 원종 생산 영농법인에 매년 생산·보급하고 있으며, 원종 생산 영농법인에서는 자식묘를 대량 증식하여 농가에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다. 올해도 딸기 농장주가 바라는 꿈이 실현될 수 있길 기대하며 어미묘를 돌보러 온실로 발걸음을 재촉해 본다.


 
박은지 경남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 농업연구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