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동 학대 이유가…‘낮잠을 안자서, 밥을 흘려서’
장애아동 학대 이유가…‘낮잠을 안자서, 밥을 흘려서’
  • 최창민
  • 승인 2023.05.31 20: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주 피해 장애아동 학부모 20여명 기자회견서 규탄
어린이집 폐원·원장 구속 촉구…엄벌 요구 서명 운동
진주의 장애전담어린이집 학대 피해자 학부모들이 장애아동을 학대한 해당 어린이집 폐원과 원장 구속수사를 촉구했다. 학부모들은 가해자 신상공개 및 학대기관 정보공개법안청원, 학대교사 엄벌을 위한 서명 작업에 들어갔다.

진주장애전담어린이집 학대 피해자 학부모 20여명은 31일 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린이집 관리감독의 책임자이면서, 교사들의 ‘상습 집단 학대’가 훈육이었다”며 “사건을 축소하고, 피해자 학부모를 2차 가해하는 원장을 구속 수사하고 해당 어린이집의 폐원과 공립전환”을 요구했다.

학부모들은 “지난해 6월에서 8월 16일까지 영상에서 확인된 학대 건수는 신체적 학대만 500건이며, 한 아이는 250건에 달하고 수위도 상당히 높다”면서 “이로인해 아이들은 노란차(학원차량)만 보면 바닥에 드러누워 울고, 머리에 손만 올려도 방어 자세를 취하는 등 온몸으로 자신들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실상을 했다.

학부모들은 학대를 당한 이유에 대해 “‘교실에서 나가려고 해서’, ‘낮잠을 안자서’, ‘장난감을 꺼내서’, ‘밥을 흘려서’ 와 같은 이유였다”고 설명하면서 울먹였다.

특히 이러한 학대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교실 내 다른 선생들은(이 일이)일상인 것처럼 쳐다보지도 않았다고 놀라워했다.

학부모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장 및 가해 교사들은 반성기미 없이 학대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책임 회피만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학부모들은 “심지어 지난 2월 13일 경찰서에 다녀온 학부모가 다음 날 아이를 등원시키자 바로 ‘처벌불원서’부터 내밀고 재원 중인 학부모들에게 ‘선처탄원서’를 받는 뻔뻔함을 보였다”고도 했다.

해당 어린이집 원장은 이날 피해 아동들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사과문을 냈다.

사과문에서 “피해 아동과 학부모들께서 느꼈을 실망과 배신감, 아픔을 생각하면 천번 만번 사과를 드려도 부족하다”며 “어린이집을 설치한 당사자로서 교사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것에 대해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머리를 숙였다. 이어 “법인과 아동 학대 관련자들은 어떠한 처벌이라도 달게 받고 남은 아동과 교사들에게 더 이상의 혼란과 피해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학부모들은 진주시를 향해서도 “올해 보육사업예산이 1037억원에 달한다”며 “시가 장애아도 안심하고 키울수 있는 대책을 실현해달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학부모들은 진주시청 앞으로 자리를 옮겨 해당 어린이집 폐원과 가해교사 엄벌을 요구하며 ‘학대기관 정보공개법안청원’, ‘해당어린이집 장애아동학대교사 엄벌’ 서명 대시민 홍보활동을 벌였다.

현재 해당 장애어린이집의 폭행·학대 피해 아동은 총 15명으로 파악된다. 가해 교사는 총 7명, 원장과 법인 포함 9명이 입건됐으며 가해 교사 7명 중 4명은 구속영장 신청 후 지난 23일 2명은 기각되고 2명은 구속됐다.

최창민기자 cchangmin@gnnews.co.kr

 
31일 진주 장애전담어린이집 학대 피해자 학부모들이 장애아동을 폭행·학대한 해당 어린이집 폐원과 원장의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31일 진주장애전담어린이집 학대 피해자 학부모 등이 진주시청 인근에서 시민들에게 ‘장애아동 학대 교사 엄벌 서명’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정웅교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