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남해의 보물 ‘남해지맥 산길’ 복원해야
[현장칼럼]남해의 보물 ‘남해지맥 산길’ 복원해야
  • 김윤관
  • 승인 2023.06.15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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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관 서부경남취재본부 국장
김윤관 서부경남취재본부 국장


등산로도 천혜의 관광자원이다. 잘 정비해 전국의 산꾼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면 그 어떤 관광자원 못지않게 부가가치가 높을 것이다.

남해는 섬이면서도 등산하기 좋은 산이 많다. 군내에서 제일 높은 망운산(786m)과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인 남한의 소금강산 금산(705m)을 비롯해 납산(호구산/622m), 설흘산(488m) 등 대부분의 산이 해발 400~700m로 당일 산행코스로 안성맞춤이다.

남해군에서 최고 높이를 자랑하는 망운산(786m)은 명산인 금산에 가려 진가가 꼭꼭 숨겨진 곳이다. 망운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노량해협과 광양만, 강진만 바다에 점점이 떠 있는 자그마한 섬들과 멀리 지리산 주능선, 광양 백운산, 여천공단, 여수, 삼천포가 한눈에 들어온다. 5월에는 철쭉제를 지내는 등 철쭉군락지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금산(681m)은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 유일한 산악공원이다. 기암괴석으로 뒤덮인 38경이 절경을 이루고 있다. 금산 정상에 서면 크고 작은 섬과 넓은 바다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어 이곳이 과연 손꼽히는 삼남지방의 경승명산지임을 알 수 있다. 또 정상에는 우리나라 3대 기도처 중 한 곳인 보리암이 있다. 온갖 진귀한 스토리텔링이 넘쳐나는 쌍홍문(雙虹門)·사선대(四仙臺)·음성굴(音聲窟)·상사암(相思巖) 등도 함께 있어 해마다 많은 등산객과 관광객이 찾는다.

호구산은 북쪽(남해읍)에서 바라보면 원숭이가 앉은 모습같이 보여 순우리말로 원숭이를 뜻하는 ‘납’자를 써서 ‘납산’이라 부른다. 혹은 한자를 써서 ‘원산(猿山)’이라고도 한다. 남쪽에서 바라보면 호랑이를 닮았다고 해서 호구산(虎丘山)이라 부른다. 설흘산(해발 488m)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앵강만이 한눈에 들어오고 서포 김만중의 유배지인 노도가 아득히 내려다보인다. 여수 해안뿐 아니라 한려수도의 아기자기한 작은 섬들도 조망할 수 있다. 설흘산 정상에는 봉수대가 있다.

이처럼 바다를 내려다보며 산줄기를 이어 걸을 수 있는 남해지맥(南海枝脈)은 한강, 금강, 섬진강과 낙동강을 구분하며 지리산을 거쳐 내려오는 백두대간 낙남정맥이 하동 금오산(849m)을 지나 남해 노량해협으로 내려섰다가 또다시 치솟으며 남해도로 연결된 산맥이다.

남해지맥은 남해도의 최북단인 남해대교 입구에서 시작해 산성산(158m), 구두산(377m), 금음산(480.9m), 대국산(371m), 삼봉산(420m), 망운산(786m), 관대봉(595m), 괴음산(605m), 송등산(617m), 납산(622m), 금산(705m), 미조 망산(287m)을 지나 최남단 미조 빗바위에서 그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48.7㎞의 명실상부한 산줄기다.

이처럼 남해는 단일코스 산행은 물론 지맥 종주 산행까지 전국의 산꾼을 매료시킬 만한 천혜의 요소를 고루 갖춘 남해의 보물이다. 한때는 남해군에서도 등산로 탐방객 유치를 위해 남해지맥 종주 등산로를 정비하고 등반대회를 개최한 적이 있다.

그런데 한동안 등산로를 관리하지 않고 방치하는 바람에 안내표식과 등로가 아예 연결되지 않아 산꾼들이 헤매는 경우가 속속 발생하고 있다. 산꾼의 입장에서는 보물섬 남해의 보물지도가 여기저기 훼손된 격이다. 없던 길도 만들어 스토리텔링하고 탐방객을 끌어들여야 할 때다. 천혜의 관광자원이 풍부한 기존의 등산로를 더 쾌적하고 안전하게 정비하는 일은 더 쉬운 일이다.

산림청이 발표한 ‘2022년 등산 등 숲길 체험 국민의식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78%가 한 달에 한 번 이상 산에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해군이 천혜의 관광자원인 등산로를 안전하게 잘 가꾸고 제대로 된 산꾼들의 보물지도를 복원해 1000만 관광시대를 열어갈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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