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우 장군 빨간 옷 월경혈 물들였다고? 넷플릭스 임진왜란 다큐 황당 왜곡
곽재우 장군 빨간 옷 월경혈 물들였다고? 넷플릭스 임진왜란 다큐 황당 왜곡
  • 임명진
  • 승인 2023.06.18 2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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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사관학교·국립진주박물관 충무공학술세미나
임진왜란 콘텐츠 역사적 사실·고증 문제점 지적
경상우도 지역적 중요성, 진주성 2차전투 재조명
“2차 진주성 전투는 1차 전투와는 달리 육지와 바다, 양면에서 진행된 전투였다.”

진주성 제2차 전투 430주년을 맞아 해군사관학교와 국립진주박물관이 2023년 충무공학술세미나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지난 16일 오후 국립진주박물관 강당에서 ‘경상우도의 지역적 중요성과 진주성 전투의 재조명’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학술세미나에는 황선우 해군사관학교장 중장을 비롯한 해군사관생도와 장상훈 국립진주박물관 관장, 경상국립대 부총장 등 70여 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김일환 호서대학교 교수는 기조강연을 통해 “진주성 2차 전투는 육로로만 진격해 오던 1차 전투와는 달리 낙동강과 연결된 남강을 제대로 방비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실책”이라고 했다. 2차 진주성 전투가 결과적으로 패전으로 끝났지만 전투가 벌어질 당시에는 조선군 승리에 대한 낙관론도 있었다.

‘난중일기’에는 전라좌수사인 이순신 장군이 진주성 전투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김봉만이라는 사람을 보냈는데, 그가 전한 보고내용은 ‘연일 비가 내려 적들이 물에 막혀 악독한 짓을 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하늘이 호남지방을 돕고 있는 것’이라고 할 정도로 큰 비에 일본군은 고전하고 있었다.

김 교수는 “하지만 일본군은 낙동강과 연결된 남강의 수로를 이용해 보급선과 병력을 수시로 증파하면서 조선군의 생각과는 달리 장기간 주둔하며 공성전을 전개해 허점을 파고들었다”고 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총 6명의 발표자들이 나섰다. 김명훈 국립진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국립진주박물관의 임진왜란 콘텐츠 제작과 성과’에 대해 발표하며 “임진왜란 관련 콘텐츠는 전국민적인 인기와 달리 역사적인 사실이나 고증과 같은 부분에서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넷플릭스의 2021년작 다큐멘터리 ‘사무라이의 시대’의 임진왜란에 대한 심각한 왜곡을 언급하며 “곽재우 장군이 처녀의 월경혈로 옷을 물들여 입었다는 것과 조선이 단순히 의병의 게릴라전에 의존해 승리했다고 표현한 것은 가히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김준배 해군사관학교 교수는 “1차 진주성 전투를 이끈 김시민 장군은 일본에서도 조선의 대표적인 장군으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징비록에 이어 학봉집, 충열실록 등 방대한 조선의 사료들이 일본에 건너가면서 김시민 장군이 어떠한 인물이었는제 제대로 알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윤호 해사 해양연구소 연구위원은 “진주성이 함락되면서 진주지역 주민 3만 5000~5만 5000명 가량이 전사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대략 진주 인구의 2/3에 해당하는 수준”이며 “전투 이후 95개 마을이 32개 마을로 통폐합될 정도였다”고 했다.

이상훈 전 육군박물관 부관장은 “진주성 전투는 고증되지 않고 기억의 전승 과정에서 변경이나 창조에 가까운 무리한 선양과 공적을 강조하는 일이 일어났는데, 이에대한 철저한 검증과 분석을 통해 허구의 이미지가 고착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만호 광주전남연구원 연구원은 “비록 패하긴 했지만 제2차 진주성 전투를 통해 조선은 일본군의 호남 진출을 지연 혹은 차단시켰다. 그런 점에서 제2차 진주성 전투를 주도했던 호남의병의 목숨을 건 수성은 큰 의미를 지닌다”고 발표했다.

김진수 공군역사기록관리단 항공전사연구담당은 “일본군은 전라도와 경상우도 일대에 대한 공격을 확대하면서 기세를 올렸지만 조선군의 요격과 명군의 압박으로 더 이상 공세를 진행하지 못하고 진주성에서 철군한다”면서 “명과 일본은 서로 일부 병력을 본국으로 철수시키는 등 진주성 전투 이후에 양측간에 공세적인 움직임이 한동안 보이지 않게 된다”고 했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지난 16일 해군사관학교 생도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조연설에 나선 김일환 호서대 교수가 ‘임진왜란과 진주’라는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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