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미래는 콘텐츠에 달려있다
[경일춘추]미래는 콘텐츠에 달려있다
  • 경남일보
  • 승인 2023.06.20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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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순 뜻있는 도서출판 대표
이지순 뜻있는 도서출판 대표


출판사를 하면서 많은 문화예술인들을 만났다. 이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문화예술인들의 고충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중 하나가 정부의 턱없이 부족한 지원이다. 도서 분야만 봐도 모 지자체의 작은 도서관의 예산 축소와 함께 올해는 모 도서 선정 지원 신청도 늦어졌다. 지역의 문화예술관련 기관에서도 지원자금 신청이 많아, 문학인들에게는 도서 발간비로 제작비도 안 나오는 금액을 지원한다. 지원자는 늘고 자금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지역에 한정해 보면 일인당 고작 수백만원이다.

요즘 SNS에서 자기 세금으로 문화예술인들에게 지원하지 말라는 글들을 볼 수 있다. 왜 이렇게 됐을까. 정부 예산을 보면 기업체 R&D 예산은 수십조에 이른다. 대학지원금도 엄청 나다. K팝을 비롯 한국의 콘텐츠 산업이 해외를 누비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 때 한 쪽에선 실력 있는 젊은 문화예술인들이 꿈을 포기하고 직업전선을 찾아 자신이 딛고 있는 바닥을 떠나고 있다. 가난한 작가들은 기백만원에 불과한 창작지원금을 받기 위해선 예술인 활동과 가난을 증명·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 과정이 모욕으로 느끼는 예술인들도 있었다.

김구는 백범일지에서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문화의 힘.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문화의 힘을 가지기 위해 문화는 다양해야 한다. 특히 안타까운 것은 지역에서 지역의 문화를 재발견하고 새롭게 창조하는 일이 몹시 궁색하다. 얼마 전 서울에서 아시아 각국 ‘소도시 술집 만행’ 촬영차 마산에 내려온 영화배우 김의성을 만났다. 지역에서는 왜 이런 걸 만들지 못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지리산과 섬진강 한려수도 등 지리적인 장소성과 지역의 남명 조식 선생과 최치원 담정 김려를 비롯 K-기업가 등의 인물은 물론 현재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등을 세계적인 콘텐츠화 하는 작업이 더 활발해야 한다. 또한 이런 작업을 하고 싶은 문화예술인들에겐 생색내기용 지원이 아니라, 전폭적인 지원이 뒤따라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지자체의 문화예술 지원 예산부터 늘려야 한다. 지역을 재발견하고 콘텐츠화 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로컬을 창조하는 일이다. 미래는 콘텐츠에 달려있다. 사람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뇌 속에서 엔돌핀이라는 호르몬이 나와야 된다는데 엔돌핀보다 4000배 더 강한 호르몬이 다이돌핀이라고 한다. 다이돌핀은 위대한 문화예술을 접하고 감동을 받았을 때에도 나오는 호르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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