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로 자유로운 것들은 자유를 말하지 않아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날개를 보여줄 뿐
오직, 흩어져 사라지는 것들만이 영원하다
-손종수 시인, ‘영원이라는 이름의 새’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라고 말하던 영화 ‘봄날’의 상우(유지태 분)는 중년이 되었을 지금쯤 사랑의 허무함을 알았을 것이다. 어느 한쪽이 변하든, 또 다른 이유로든, 사랑은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된다. 산다는 것은 ‘지속 가능한 것’을 소망하고 실천하는 행위인데, 중요한 것은 우리가 꿈꾸는 지속 가능한 것들 즉, 사랑을 말하지만 우리는 사랑을 모르며, 진실을 말하지만, 진실이 무엇인지 모르고 자유의 실체를, 행복의 실체를 모른다는 데 있다. 철학적, 도덕적, 형이상학적 해석의 진리를 의심하지 않더라도 삶 중에 허무를 아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그러함에도 인간의 삶이란 그 허무를 어떻게 견디느냐에 있겠다. 허무를 인정하되, 그 허무 속에 함몰되지 말고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생의 힘으로 살아내는 것이다. 니체식으로 영원이란 그렇게 온다. 아모르 파티. 시인·두원공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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