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섭 경남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겸손하라. 네게 주어진 모든 것들은 다 너의 것이 아니다.” 철학이 있는 아빠 찬스! 국가대표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이 쓴 책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 한다’를 읽으며 발재간이 좋은 축구선수가 되기보다는, 진정한 인간으로서 기본과 원칙, 삶의 본질을 가르치고자 했던 아버지의 가르침이 무엇인지 느낀다. 필자에게도 삶의 근간이 되는 가르침을 주신 어머니가 계시다. 본인 이름을 쓰지 못하는 이유로 은행가는 것을 두려워하셨던 어머니. 수십년간 오일장에서 보따리 옷 장수로 오 형제를 키워내셨다. 그런 당신은 늘 긴 한숨 속 한이 어린 말투로 나에게 곧잘 울림을 주셨다.
“광섭아~ 내가 살아본 깨 한번 까매지모 희기 어렵다. 뭘 하든 정직해라.” 나는 당신의 이름조차 제대로 쓰지 못하는 가여운 나의 어머니로부터 ‘부모 찬스’ 보다는 느려도 좋으니 삶을 제대로, 정직하게 살아가라는 방향을 배워왔던 것 같다.
부모 찬스가 사회적 이슈가 돼 어긋난 자식 사랑으로 최근 뉴스를 통해 고개를 떨구던 그들의 모습에서 그 옛날 내 어머니가 떠올랐다. 무학임에도 자식에게 무형의 유산을 전하고자 했던 그녀의 잔소리 같았던 가르침은 나에게 금과옥조가 돼 교육의 근간이 됐다. 많은 부모들이 자식이 살아갈 미래까지 책임질 모양으로 재산을 과하게 물려주고, 부모 찬스로 취직까지 시켜주려 한다. 부모의 어긋난 자식 사랑이 아닌가 싶다. 어쩌면 ‘개천에서 용난다’ 는 아름다운 신화가 필요한 21세기가 아닐까.
오늘 필자는 지극히 주관적인 나의 찐 엄마 찬스를 회상하며, 오늘날 부모로 살아가는 모두는 자신의 인간다움을 믿고 동토에 떨며 성장하는 아이들이 각자의 삶에서 기본에 충실하고, 찬스 보다는 정직한 주인의식이 있는 그런 희망을 가르치기를 바란다. 또한 신은 어느 곳이나 있을 수 없어서 어머니를 만들었다는 루디야드 키플링의 이야기처럼 ‘페이크 부모 찬스’가 아닌 ‘찐 부모 찬스’가 일상이 되는 미래를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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