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진주의 사립박물관 활성화를 위한 제언
[경일포럼]진주의 사립박물관 활성화를 위한 제언
  • 경남일보
  • 승인 2023.06.27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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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규 진주향당 고문
황경규 진주향당 고문


박물관이 진화하고 있다. 과거 박물관의 존재 이유였던 단순한 소장품 전시 형태에서 벗어나 관람자가 중심이 되는 공간으로 변화되고 있다. 오래된 유물이나 문화적·학술적 의의가 깊은 자료를 전시하는 공간에 그치지 않고, 관람자가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문화공간이면서 지역 커뮤니티 센터 역할을 담당하는 이른바 ‘신박물관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박물관은 한 도시의 문화수준을 측량하는 지표이자, 문화경쟁력의 척도이다. 문화예술향유 기회를 제공하는 문화핵심기반시설로서 지역의 정체성을 높이고 전통적 문화가치를 함양하는 구심점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지역의 문화관광자원으로서의 활용 가치도 매우 높다. 새 보금자리를 준비하고 있는 국립진주박물관을 포함해서 진주지역 박물관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활용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는 의미이다.

박물관은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의 설립과 운영 주체에 따라 국립박물관·공립박물관·사립박물관·대학박물관으로 구분하고 있다. 사립박물관은 민법과 상법 그 밖의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법인, 단체, 개인이 설립·운영하는 박물관을 말하며, 소장품의 종류에 따라 종합박물관과 전문박물관으로 구분된다. 전문박물관은 고고학·역사·과학·미술사·인류학·민속학·자연사·의약·서도 등을 전문으로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분류하고 있다.

경상남도에는 15개 시·군에서 총 43개소의 전문박물관이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진주시와 김해시가 각각 7개소로 경남에서 가장 많은 전문박물관을 보유하고 있다. 진주의 전문박물관으로는 경상남도산림박물관(공립)·진주청동기문화박물관(공립)·진주익룡발자국전시관(공립)·장생도라지박물관(사립)·진주어린이박물관(사립)·토지주택박물관(사립)·남가람박물관(사립)이 있다. 이외에도 리조세계재봉틀박물관과 루시다카메라박물관과 같이 개인소장품을 전시한 전문박물관도 운영되고 있다.

진주시가 경남에서 가장 많은 전문박물관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만한 일이다. 다만 문제는 설립과 운영주체에 따라 전문박물관의 운영실태가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공립의 경우에는 운영예산과 전문인력의 확보를 통해 박물관 운영에 애로가 적은 편이지만 사립의 경우에는 정반대이다. 진주지역 전문박물관의 실태조사에 이어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진주의 전문박물관 활성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정책·제도적 지원이다. 진주에 소재하는 전문박물관, 즉 사립박물관의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를 제공하는 가칭, ‘진주시전문박물관지원조례’의 제정이 가장 시급하다. 조례는 박물관으로 등록된 전문박물관은 물론 개인 소장품 위주의 사립박물관까지 포함되어야 한다. 이들 박물관이 진주에 다양한 문화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시민들의 문화접근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는 뜻이다.

정책적으로는 전문인력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전문박물관은 해당 지역에 문화향유 확대에 기여하는 만큼 큐레이터 등의 전문인력의 확보는 물론 전시를 위한 기획·홍보·안내 등에 전문성을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되어야 한다. 이들 전문박물관이 전시와 교육체험프로그램 등이 일정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 정책적인 지원과 독려도 필요하다. 진주의 전문박물관이 처해 있는 현실에 대한 실태조사 또한 필요함은 물론이다.

진주의 전문박물관은 타 지역과 차별되는 문화다양성과 문화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진주만의 문화유산임과 동시에 지역문화·관광발전의 유용한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 진주전문박물관에 대한 지원조례 제정 등의 실천적 접근과 구체적인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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