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김해 백병원 부지 판단 내려야 할 때
[기자의 시각]김해 백병원 부지 판단 내려야 할 때
  • 박준언
  • 승인 2023.06.27 20: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준언 창원총국
박준언 기자


김해 삼계동 옛 백병원 부지에 최근 아파트 건설이 추진되면서 지역이 시끄럽다. 30년 가까이 방치됐던 부지에 다른 시설이 들어서려하자 주민들은 ‘환영’의 목소리와 계획대로 ‘병원을 건립하라’는 입장으로 나뉘어 있다. 해당부지는 3만 4000㎡로 인제학원이 1996년 택지개발 당시 병원건립을 조건으로 김해시로부터 141억 6000만원에 분양받았다. 주변은 모두 1종 주거 지역인데 비해 백병원 부지는 종합의료시설로 확정·고시하면서 2종 일반지역으로 분류했다. 그러나 인제학원측은 지난 1998년 IMF 외환위기 후 경영악화 등의 이유로 병원건립을 포기하고, 여러 차례 김해시에 용도변경을 요청했다. 김해시는 용도변경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인제학원은 2021년 12월 서울의 한 부동산 개발업체에 385억원을 받고 해당부지 소유권을 넘겼다. 이 업체는 지난해 6월 김해시에 해당부지를 공동주택용지로 바꿔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또 용도변경 전·후 감정가를 기준으로 땅값 상승분 100%를 공공 기여하겠다고 약속했다. 김해시는 지난 2월 지구단위계획 결정 공청회를 열어 용도변경에 대한 주민 의견을 수렴했다. 또 지난 5월에는 삼계동 주민들이 자체 투표를 실시한 결과 80% 이상이 용도변경에 찬성했다. 그동안 김해시는 인구 56만 대도시에 걸맞게 대학병원 필요성을 인식하고 해당부지에 들어설 병원 유치에 나섰다. 전국 대학에 병원건립을 타진하거나 소방관을 치료하는 전문병원, 절단봉합 전문병원 등 병원 유치를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했지만 모두 허사였다. 김해는 30분 거리에 양산부산대병원, 창원경상대병원 등 대형병원이 여러 곳 있다. 또 해당부지는 접근성이 떨어지고 무엇보다 높은 땅값으로 인해 병원건립은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현재 김해시는 매우 신중한 입장이다. 용도변경시 자칫 특혜 의혹 시비는 물론 감사원 감사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30년 노력이 증명하듯 해당부지에 대학병원이 들어올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일각에서는 용도변경으로 인해 개발업자가 상당한 이익을 가져갈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러나 이익없는 사업을 하려는 사람은 없다. 결국 대학병원도 수익성이 낮아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이제 병원유치라는 ‘현실성 없는 고집’을 부리기보다 아파트든 다른 시설이든 들어설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게 현실에 맞다. 김해시는 지역 전체 이익을 가져오는 게 어떤 것인지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할 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