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때우기식 봉사활동 ‘이제 그만’
시간 때우기식 봉사활동 ‘이제 그만’
  • 김성찬
  • 승인 2023.06.28 2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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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육청 ‘봄봄 사회봉사’ 프로그램 운영
경남교육청이 음주나 흡연, 학교폭력, 교권침해 등 학생신분에 걸맞지 않은 행동으로 징계를 받은 아이들에 대한 시간 때우기식 관리체계를 손보기로 했다. 이를 통해 분리와 배제, 낙인의 테두리를 넘어 진정성 있는 아이들의 변화와 성장을 적극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경남도교육청은 사회봉사 처분을 받은 학생이 진정으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 ‘봄봄 사회봉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28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명칭에서도 알수 있듯이 ‘나를 돌아봄, 상대를 알아봄, 마음을 살펴봄, 관계를 이어봄’ 등 학생들의 행동과 생각의 변화과정에 적극 개입한다.

학교는 그동안 사회봉사 처분을 받은 학생을 보낼 만한 사회봉사 기관을 찾기가 어려웠다. 코로나 시국이었던 탓에 상황은 더 힘들었고, 설령 기관을 어렵게 찾아내더라도 시간 때우기식의 사회봉사가 일반적인 탓에 교육적 효과를 기대하기란 거의 사치에 가까웠다. 여기에 더해 학생들에 대한 교육적 지도나 개입이 전혀 없어서 간혹 사회봉사 기간 중 또다른 비행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선도위원회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교권보호위원회 등에서 사회봉사 처분을 받은 학생이 ‘봉사’라는 본질적 마음가짐과 진정한 반성을 통한 내적 성장까지 도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절실하다는 요구가 이어져왔다. 이것이 경남교육청이 ‘회복적 생활교육’을 토대로 한 ‘봄봄 사회봉사’ 프로그램을 내놓게 된 배경이다.

프로그램은 우선 사회봉사 처분을 받은 학생과 관계회복지원단 위원을 1대 1 또는 1대 소수로 연결시켜 학생들의 반성과 성찰을 곁에서 돕는다. 현재 도내에는 전문상담가나 전직 경찰, 대학교수 등으로 꾸려진 307명의 관계회복지원단 소속 위원들이 활동 중이다. 이들은 이번 프로그램을 활용해 ‘본인의 말고 행동 실수 탓에 나와 상대방, 공동체에 미친 피해와 영향을 생각해 보게 하고, 스스로 책임지며 회복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길잡이 역할을 맡는다. 이번 사업을 기획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한 뒤 시범운영을 해 온 것 역시 이들이다.

봄봄 프로그램은 아울러 비행 종류에 따라 학교폭력, 학교규칙, 교육활동, 성(性) 사안 등의 유형으로 구분해 프로그램을 짜고, 선도 대상학생의 비행 정도와 개인 특성도 고려해 모듈화 된 프로그램을 유기적으로 짜맞춘다.

경남교육청은 도내 27개 공공도서관을 이번 거점 봉사장소로 우선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본격 시행은 올 2학기 부터다. 경남에서는 지난해에 830명의 학생이 사회봉사 처분을 받았다.

송호찬 민주시민교육과장은 “잘못한 아이가 나쁜 아이가 되지 않도록 지도하는 것은 학교 교육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면서 “학교폭력 관계회복지원단과 봄봄 프로그램이 지닌 공감과 존중의 힘이 평화롭고 안전한 학교를 만드는 것은 물론, 사회봉사 대상 학생들의 행동 변화와 성장까지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성찬기자 kims@gnnews.co.kr





 
경남교육청이 28일 ‘봄봄 사회봉사’ 프로그램 운영에 관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경남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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