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2)한국시인협회 사화집 ‘境界’에 실린 경남의 10인(1)
한국시인협회 올해 사화집 ‘境界’에 실린 경남 출신 시인은 모두 10인이다. 최장수 시인으로는 김남조 시인이 실려 있어서 이분이 혹 경남출신이 아닐까 잠시 헷갈렸다. 김 시인이 한국시인협회 회장시절 마산에서 한국시협 세미나(1984년)를 개최했는데 당시 마산 로얄호텔에서 행사를 하고 다음 관광지는 돗섬(저도) 기행이었다. 그때 김남조 시인은 6·25 이후 마산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있었는데 알고 보니 가르친 제자 중에서 시인 이 중(李中)이 경남신문 사장으로 있다고 좋아하던 모습이 아직 필자에게 잊혀지지 않고 있다.
김남조는 그렇지만 경남 태생은 아니고 1927년 대구 태생으로 숙명여대에서 허영자, 신달자를 가르쳤다. ‘경계’에 실린 시인은 김여정, 김송배, 김수복, 김추인, 신달자, 이 경, 이수익, 허영자, 강희근, 김윤숭 등 10인이다. 김여정은 진주 장대동 출신이고 김송배는 합천, 김수복은 현재 단국대학교 총장이고 함양 출생이면서 산청 금서초등학교를 나왔다. 김추인은 함양 출생, 신달자는 거창 출생, 이 경은 산청 출생, 이수익은 함안 여항면 출생, 허영자는 고향이 함양 유림면(태생지는 휴천면)이며 강희근은 출생지가 산청 화계리에서 다리를 건너가는 중에 있다. 김윤숭은 함양 휴천면 월평리 살구진 태생이고 지리산문학관 주인이다.
이 경 시인의 ‘가자미식해’가 눈에 먼저 들어온다.
“어둠 속에서/ 살과 뼈의 경계를 허문다/ 사랑의 육즙으로/ 원한의 가시가 발효되고 있다/ 겨울밤 가자미식해 익는 냄새/ 임진강 건너/ 밥알 같은 불빛 하나/ 건너다보는 함경도 에미나이/ 무덤 하나”
‘가자미식해’는 함경도산 가자미 젓갈인데 함경도 사람들이 속초에 와서 속초 가자미식해가 되었다. 가자미 젓갈은 가자미의 살과 뼈를 허물어 사랑의 육즙을 만드는 것인데 이제는 겨울밤 속초에서 가자미식해가 만들어지고 그 익는 냄새가 임진강 건너 불빛을 건너다보고 있고 건너다보기로는 함경도 처녀애들이 그렇게 했지만 그들도 늙어 죽어 무덤이 되면 그 자체가 삭아서 삼팔선 경계 너머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는 조금씩 엉키기도 하지만 대체로 남북간 경계를 삭은 뼈 젓갈 냄새들은 서로 넘나든다는 것이다. ‘경계’라는 주제로 산청 출신 이 경 시인이 잘도 만들어낸 시가 ‘가자미식해’이다.
이 경 시인은 재작년 어느때 몇 개월간 산청 신안면 고향 경계를 넘어 산청읍 내리 마을에 와서 시를 썼다. 그 와중에 필자의 ‘진주문인’을 소재로 한 SCS 서경방송의 기획 토크프로그램(경상국립대 칠암캠퍼스 아트홀)에 부군과 함께 와서 참관했다. 이 시인과는 스승이 같은 분이라 ‘도제의식’이 있어서일까, 아무런 기약이 없어도 동행할 때가 더러 있다.
다음 시는 김여정 시인의 ‘경계의 꽃’이다.
“수평선은 바다와 하늘/ 지평선은 땅과 하늘// 수평선의 꽃은 아침을 여는 여명의 태양/ 지평선의 꽃은 저녁에 지는 일몰의 노을// 인생의 꽃은 청춘의 희망과 사랑/ 전쟁과 평화의 꽃은 화합과 공존// 삶과 죽음의 꽃은 감사의 기도”
이 시는 마지막 연의 “삶과 죽음의 꽃은 감사의 기도”가 절정이다. 아마도 하느님을 믿는 크리스찬으로 보인다. 진주여고 출신 김여정 시인이 단성고등학교 교사로 있다가 서울시 교사로 전출해 갈 때 필자는 진주로 전출해 들어왔다. 한 사람은 고향을 등지고 나가고 한 사람은 고향쪽 진주로 전입해 들어왔다.
그후 얼마되지 않은 어느날 김여정 시인의 장대동 친정댁에서 부친상을 당했을 때 최용호 등 진주문인들이 같이 문상을 갔다. 그때 김여정 시인의 천륜성 호곡이 깊어서 다들 눈시울을 적셨다. 이를 본 파성 설칭수 선생은 “효녀다, 효녀”라고 하셨다.
그런 뒤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하동 진교에서 도자기 관련 행사가 있을 때 김여정, 김지연 등 진주여고 맹렬 애교문인이 전국 여류 30인과 동행을 했다. 그때 나는 도자기 관련 백일장 심사를 하고 정연희, 허영자 등 여류문인들과 반갑게 인사를 했다. 예의 김여정, 김지연 두 출향 시인은 백일장에서 ‘진주여고’ 학생이 장원한 것에만 관심을 표했다. 어쨌거나 ‘일신정신’은 살아 있다고 호응해 주었다.
김남조는 그렇지만 경남 태생은 아니고 1927년 대구 태생으로 숙명여대에서 허영자, 신달자를 가르쳤다. ‘경계’에 실린 시인은 김여정, 김송배, 김수복, 김추인, 신달자, 이 경, 이수익, 허영자, 강희근, 김윤숭 등 10인이다. 김여정은 진주 장대동 출신이고 김송배는 합천, 김수복은 현재 단국대학교 총장이고 함양 출생이면서 산청 금서초등학교를 나왔다. 김추인은 함양 출생, 신달자는 거창 출생, 이 경은 산청 출생, 이수익은 함안 여항면 출생, 허영자는 고향이 함양 유림면(태생지는 휴천면)이며 강희근은 출생지가 산청 화계리에서 다리를 건너가는 중에 있다. 김윤숭은 함양 휴천면 월평리 살구진 태생이고 지리산문학관 주인이다.
이 경 시인의 ‘가자미식해’가 눈에 먼저 들어온다.
“어둠 속에서/ 살과 뼈의 경계를 허문다/ 사랑의 육즙으로/ 원한의 가시가 발효되고 있다/ 겨울밤 가자미식해 익는 냄새/ 임진강 건너/ 밥알 같은 불빛 하나/ 건너다보는 함경도 에미나이/ 무덤 하나”
‘가자미식해’는 함경도산 가자미 젓갈인데 함경도 사람들이 속초에 와서 속초 가자미식해가 되었다. 가자미 젓갈은 가자미의 살과 뼈를 허물어 사랑의 육즙을 만드는 것인데 이제는 겨울밤 속초에서 가자미식해가 만들어지고 그 익는 냄새가 임진강 건너 불빛을 건너다보고 있고 건너다보기로는 함경도 처녀애들이 그렇게 했지만 그들도 늙어 죽어 무덤이 되면 그 자체가 삭아서 삼팔선 경계 너머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는 조금씩 엉키기도 하지만 대체로 남북간 경계를 삭은 뼈 젓갈 냄새들은 서로 넘나든다는 것이다. ‘경계’라는 주제로 산청 출신 이 경 시인이 잘도 만들어낸 시가 ‘가자미식해’이다.
이 경 시인은 재작년 어느때 몇 개월간 산청 신안면 고향 경계를 넘어 산청읍 내리 마을에 와서 시를 썼다. 그 와중에 필자의 ‘진주문인’을 소재로 한 SCS 서경방송의 기획 토크프로그램(경상국립대 칠암캠퍼스 아트홀)에 부군과 함께 와서 참관했다. 이 시인과는 스승이 같은 분이라 ‘도제의식’이 있어서일까, 아무런 기약이 없어도 동행할 때가 더러 있다.
다음 시는 김여정 시인의 ‘경계의 꽃’이다.
“수평선은 바다와 하늘/ 지평선은 땅과 하늘// 수평선의 꽃은 아침을 여는 여명의 태양/ 지평선의 꽃은 저녁에 지는 일몰의 노을// 인생의 꽃은 청춘의 희망과 사랑/ 전쟁과 평화의 꽃은 화합과 공존// 삶과 죽음의 꽃은 감사의 기도”
이 시는 마지막 연의 “삶과 죽음의 꽃은 감사의 기도”가 절정이다. 아마도 하느님을 믿는 크리스찬으로 보인다. 진주여고 출신 김여정 시인이 단성고등학교 교사로 있다가 서울시 교사로 전출해 갈 때 필자는 진주로 전출해 들어왔다. 한 사람은 고향을 등지고 나가고 한 사람은 고향쪽 진주로 전입해 들어왔다.
그후 얼마되지 않은 어느날 김여정 시인의 장대동 친정댁에서 부친상을 당했을 때 최용호 등 진주문인들이 같이 문상을 갔다. 그때 김여정 시인의 천륜성 호곡이 깊어서 다들 눈시울을 적셨다. 이를 본 파성 설칭수 선생은 “효녀다, 효녀”라고 하셨다.
그런 뒤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하동 진교에서 도자기 관련 행사가 있을 때 김여정, 김지연 등 진주여고 맹렬 애교문인이 전국 여류 30인과 동행을 했다. 그때 나는 도자기 관련 백일장 심사를 하고 정연희, 허영자 등 여류문인들과 반갑게 인사를 했다. 예의 김여정, 김지연 두 출향 시인은 백일장에서 ‘진주여고’ 학생이 장원한 것에만 관심을 표했다. 어쨌거나 ‘일신정신’은 살아 있다고 호응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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