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적폐 청산과 카르텔 척결
[천왕봉] 적폐 청산과 카르텔 척결
  • 정재모
  • 승인 2023.07.06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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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모 논설위원
오랜 시간에 걸쳐 켜켜이 쌓인 폐단이 적폐(積弊)다. 전임 대통령들은 예외없이 자신의 등장 직전까지 적폐가 쌓여왔다고 했다. 김영삼은 1993년 국회연설에서 ‘30년 적폐를 씻어내자’고 했고, 김대중은 취임 때 ‘건국 50년간의 적폐’ 청산을 외쳤다. 이명박은 ‘아마추어 정권이 쌓아온 10년 적폐를 걷어내겠다’고 했다.

▶박근혜 또한 역설적이게도 세월호 참사 직후 적폐란 말을 썼다. 문재인의 중요한 국정 모토가 적폐 청산이었음은 모두가 아는 바다. ‘적폐는 직전 정부뿐만 아니라 해방 후 성장과 물질만능주의를 추구해온 과정에서 생겨났다’며 청산을 힘껏 추진하겠다고 했었다. 이들이 몹쓸 적폐를 의지만큼 청산했는지는 사람마다 평가가 다를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권 카르텔’ 척결을 강조한다.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 때 노조에 대해 “기득권 지키기를 위한 이권 카르텔”이라고 했다. 보조금을 유용했다는 민간단체, 수능시험의 어려운 문항과 관련된 사교육 업계, 태양광 사업에 얽힌 업자들…. 사회 거의 전 분야에서 기득권적 이권 카르텔을 목도하는 듯하다.

▶기업 연합이란 뜻의 카르텔(cartel)은 사익을 노려 서로 짜고 질서를 어지럽히는 관계자 그룹 또는 그런 행위다. 불법이라면 엄히 다스려야 한다. 다만 지금의 ‘기득권 카르텔 척결’ 파도가 지난날의 선택적 적폐 청산과는 다른 것인지 갸웃해 진다. 당장, 법조 카르텔도 있다는데 그건 손 안보냐는 볼멘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적폐 시대’가 가고 ‘카르텔 시대’가 온 걸까. 정재모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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