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교육이 묻고 섬김의 리더십이 답하다
[경일춘추]교육이 묻고 섬김의 리더십이 답하다
  • 경남일보
  • 승인 2023.07.09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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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섭 경남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김광섭 경남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울지마, 톤즈’를 기억하는가. 10여 년 전 故 이태석 신부의 삶을 다룬 다큐 영화 ‘울지마, 톤즈’를 보고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 내전과 가난으로 힘겨운 아프리카의 남수단. 그곳에서도 한센병에 시달리며 고통 받고 사는 사람들의 마을 톤즈에서 몸과 마음, 미래를 어루만지며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려주신 이태석 신부는 2010년에 소천하셨다. 그분이 이뤄내신 기적을 알린 영화가 ‘울지마, 톤즈’다.

2020년에 만들어진 후속 영화 ‘부활’은 이태석 신부의 가르침을 받았던 수단의 아이들이 의사, 약사, 기자로 성장해 베푸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실제 이야기를 다뤘다. 50명 아이들이 우리나라와 수단의 의대에서 치열하게 공부하며 살아가는 이유가 이태석 신부와 같은 삶을 살고 싶어서라고 했다.

이태석 정신은 무엇일까. 얼마 전 ‘이태석 신부의 삶과 섬김의 리더십’이란 주제로 경남교총 400여명의 선생님과 함께 구수환 이사장을 초청해 이야기를 들으며 궁금증이 해소됐다.

하버드대학 리더십 프로젝트 책임자 로버트 하그로브는 이태석 신부에게서 경청, 진심, 무욕(無慾), 공감, 공동체를 우선한 삶을 살았다고 했다. 상대의 말을 허투루 듣지 않는 경청의 자세, 진심으로 상대를 대하고, 타인을 살피고, 상대의 아픔에 공감하며 그들과 기꺼이 함께해 ‘나’ 보다 ‘우리’를 우선하는 것. 섬김의(서번트)이 곧 이태석 리더십이었다. 발가락이 없는 발에 맞춰 하나하나 다르게 신발을 만들어 줬던 신부의 진심이 수단인들에게 그리움과 존경으로 남았다.

나눔 없는 혼자만의 성공, 베푸는 게 없는 혼자만의 성과는 교육이 지향하는 성장과 성숙이 아니다. 교사는 아이들에게 올바르게 느린 걸음으로 뚜벅뚜벅 걷게 조력한다. 한 학생의 긴 인생 여정 중에서 봄과 여름쯤이 되는 이 시기에 진심의 거름을 주고, 공감의 씨를 뿌려 공동체 안에서 사랑의 축이 될 인재를 기르는 것이 우리 교사들의 사명이라는 생각으로 걸어가는 것이다.

교사들에게 이태석 신부의 묘비에 새겨진 성경의 한 구절을 전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가난하고 고단한 사람들에게 베푼 한 사람의 사랑이 50명의 의사를 만들어 내고, 가난한 학생들과 가정에 보탬을 주는 마르지 않은 우물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교사는 오늘도 교단에서 사랑을 베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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