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기대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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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23.07.10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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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아 진주교육대학교 교수
류현아 진주교육대학교 교수

그리스 로마 신화의 조각가 피그말리온은 자신이 상아로 만든 조각상에게 매료돼 사랑을 느끼게 된다. 그는 그녀가 살아있는 인간처럼 보이기를 간절히 바라며 신에게 소원을 빌게 되는데, 그의 진정한 사랑과 간절한 마음이 결국 신에게 전달돼 조각상은 살아 움직이게 된다. 이 이야기는 기대와 바람이 실제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로부터 유래된 ‘피그말리온 효과’는 교육심리학의 주요 연구 주제 중 하나이다.

1968년 로버트 로젠탈과 레노어 야콥슨은 교사의 기대가 학생의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하기 위한 교육실험을 했다. 미국의 한 초등학교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능지수를 검사하고, 지능지수 결과와 상관없이 무작위로 20%의 학생을 선발해 교사에게 전달하면서, 이 학생들은 지적으로 매우 우수한 학생들이라고 알려주었다. 8개월 후 이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에 비해 성적이 크게 향상됐다. 이러한 결과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더 높은 기대와 관심으로 대하고 더 많은 지원과 도움을 주면 학생들의 성취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실험으로 알려진 피그말리온 효과는 긍정적인 기대나 관심이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한다. 교사가 학생의 잠재력을 믿고 이를 장려하면, 학생은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고 더 나은 성과를 이끌어내려는 동기를 가지게 되고, 교사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노력을 통해 실제로 성과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 이는 부모와 자녀 사이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부모가 자녀에 대해 높은 기대와 믿음을 가지면, 이는 자녀가 자신감을 갖고 더욱 열심히 노력하게 만들고 결국은 자녀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부모의 기대가 너무 높거나 비현실적이라면 오히려 부담감을 주고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 학생들에게도 피그말리온 효과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학생들은 자신의 능력에 대해 긍정적인 믿음을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야 한다. 자신의 능력과 가능성에 대해 믿음을 갖고 기대를 하면, 그에 부응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고, 이는 학습 동기를 증가시키고 학업 성과를 높이는 데 주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교육뿐만 아니라 경영, 관리 등 여러 사회적 관계에서 중요하게 작용한다. 관리자가 직원에게 높은 기대를 가지고 지원하면 직원들은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성과를 향상시킬 가능성이 있다. 우리가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갖는 기대가 이후 행동과 성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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