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교육지구 꽃다지 [2]마을이 키우는 우리 아이
행복교육지구 꽃다지 [2]마을이 키우는 우리 아이
  • 김성찬
  • 승인 2023.07.12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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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싣는 순서
[행복교육지구] <1>온 마을이 배움터
[행복교육지구] <2>마을이 키우는 우리 아이
[행복교육지구] <3>공동체 힘으로 지역 살린다
[행복교육지구] <4>행복마을학교에는 행복이 산다
학생들이 견유마을 텃밭에 옥수수와 수박 모종을 심고 재배하면서 농작물의 소중함을 느끼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올들어 ‘마을학교’에서 명칭이 바뀐 ‘마을배움터’는 학부모와 지역민이 아이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방과후나 주말을 이용, 학교나 마을에서 운영하는 배움터를 일컫는다.

경남도교육청이 운영 중인 마을배움터는 학교형과 지역형, 행복마을학교 등 3가지로 나뉜다.

우선 ‘학교형(학교 협력형 마을학교)’은 학교와 지역공동체가 함께 운영하는 것으로 학생동아리나 각종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주로 진행한다. 도내에는 16개 지역 82개 학교가 참여 중이다.

‘지역형(지역 중심 마을학교)’은 지역의 기관이나 단체가 운영하는 형태로, 이 역시 학생동아리나 체험활동 위주의 프로그램으로 꾸려진다. 14개 지역에 193곳이 참여하고 있다. 나머지 ‘행복마을학교’는 차후 따로 다룰 예정이니 그때 자세히 설명하기로 한다.

이들 중 지역형 마을배움터는 마을이 아이들을 안전하게 돌보는 ‘마을 돌봄’ 기능을 한다. 아이들은 이 마을배움터 안에서 다양한 꿈과 끼를 마음껏 뿜어낼 수 있다. 더불어 마을교사와 어울리는 아이들은 그 과정에서 공동체 역량을 배우고 마을의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역할도 해내고 있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했던가. ‘마을이 품은 아이들’을 찾아가보자.

◇창원 교방초등학교 ‘도담도담 마을배움터’

마을교사와 교직원이 함께 만든 ‘마을 교과서’는 마을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이 책은 3학년 사회과 교육과정에서 교실 안이 아닌 교실 밖 배움자료로 활용된다. 책에 담긴 고장의 다양한 옛이야기와 역사를 마을해설사로부터 배우는 아이들은 자신이 나고 자란 마을을 알아가며 소속감과 애정 가득한 지역인재로 커나간다.

마을교사들은 전학년별 맞춤형 진로체험활동에도 열정을 쏟는다. 아이들은 목공을 배우고, 꽃과 나무를 치료하고, 놀이코딩을 해보며 자신의 미래직업을 미리 맛보게 된다. 학교에서 배운 다양한 직업들을 마을학교에서 직접 실현해보는 것에 아이들의 만족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마을배움터 ‘별빛 수공예 동아리’는 바느질과 뜨개질, 공예 등 다양한 수공예 활동을 아이들 스스로 운영해 나가는 모임이다. 이 곳에서 마을교사들은 아이들의 협력자 역할을 한다. ‘지역민 공예수업’에서 역시 지역민과 마을학교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마을교사가 맡아 마음이 이어진 마을공동체를 만들어 간다. 이와함께 마을배움터 ‘환경동아리’는 학부모와 자녀, 마을교사가 함께 참여해 마을환경정화활동이나 수세미키우기 프로젝트 등을 수행하며 교감의 장을 만들고 있다. 특히 주민과 학생 200여명이 참여하는 ‘김장 나눔’은 마을배움터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벤트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학부모이자 마을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혜미씨는 이렇게 말한다.

“마을교사로 활동하면서 아이들이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때가 참 좋습니다. 아이들이 서로의 감정에 서로 공감하고 함께 성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을은 아이를 품고, 아이들은 마을을 밝히며 삶의 지혜를 배워 나갑니다. 마을배움터는 그 중심에 있습니다. 존중받는 삶 속에서 자란 우리 아이들은 사회의 한 구성원이 돼 다시 마을을 잇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비 내리는 어느 오후. 아이들은 무학산에 살고 있는 다양한 나무들을 관찰하고 청진기로 나뭇 속 물이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생명의 신비를 느낀다.
비 내리는 어느 오후. 아이들은 무학산에 살고 있는 다양한 나무들을 관찰하고 청진기로 나뭇 속 물이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생명의 신비를 느낀다.

 

◇통영 ‘견유마을 창의공작소’

견유마을 창의공작소의 본거지(?)는 마을 어민회관이다. 이곳을 기점으로 2021년 ‘돌봄형 체험마을학교’라는 문을 열어 활동을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농어촌체험, 도서지역 재능기부, 환경캠페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더해 훨씬 풍성해진 활동을 펼쳤다.

마을생태 체험, 저탄소 공예, 홀몸 할아버지·할머니 봉사활동, 견내량 마을탐방, 마을자원 아카이빙, 벽화제작 봉사, 갯벌 체험, 원목 공예, 낙지경매 체험 등등 대표적인 활동만 나열하기에도 숨이 찰만큼 다채로운 마을배움터 프로그램 속에 아이들은 파묻혀 지내다시피 한다. 마을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경험에 녹여 자연스레 습득할 수 있도록 손을 건낸다. 그 손을 잡은 아이들은 자신들이 살아갈 자신들의 마을을 지키고, 가꾸고, 꿈꾼다.

마을교사 조영미씨는 견유마을 창의공작소는 아이들과 지역민이 하나되어 만들어 가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이곳은 돌봄형 체험학교가 아닙니다. 물음표를 던지는 아이들 덕에 마을 주민들이 하루하루 성장하고 배우는 인생학교입니다. 금어기(禁漁期)를 배우는 시간에 한 아이가 이렇게 묻더군요. ‘낙지가 정해진 기간에 부화를 끝내나요? 근데 정해진 기간을 넘겨 부화하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아이들의 질문에 되레 저희가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함께 성장해가는 마을공동체가 견유마을 창의공작소랍니다.”

김성찬기자 kims@gnnews.co.kr

 
최홍성미 사랑마을공동체 마을교사
최홍성미 사랑마을공동체 마을교사

 

[인터뷰]함양 안의면 사랑마을공동체 마을교사 최홍성미씨

함양군 안의면은 인구 4600명이 조금 넘는 작은 시골마을이다. 마을에는 아이들을 위한 교육과 문화 관련 시설이나 프로그램이 거의 없다. 피아노 학원조차 없다. 수업을 마친 아이들은 편의점 주변을 배회하거나 스마트폰과 게임에 쉽게 빠져들었다. 이런 문제를 고민하던 몇몇 학부모들이 모여 2016년 공동육아를 시작했다. 2년 뒤에는 ‘안의사랑마을공동체’도 만들어 본격적인 돌봄과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들의 요구로 2020년에는 주민복합공간인 ‘행복안의봄날센터’도 건립됐다. 이어 지난해 함양군은 행복교육지구로 지정됐다.

함양 안의면 사랑마을공동체 마을교사 최홍성미씨는 “함양군에는 마을배움터 10곳이 운영되고 있다. 그 중에 돌봄마을배움터는 안의면에만 있다”며 “주중 방과후 30명 정도의 아이들을 만나고 있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과 경험을 가진 10명의 마을교사가 아이들과 함께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을배움터는 아이들을 함께 키운다는 마음이 없으면 결코 이뤄질 수 없다. 마을과 학교를 넘어 모두가 지역민이라는 소속감으로 따뜻한 돌봄과 배움으로 커가고 있다”며 “이러한 소중한 경험은 아이들에게 인생의 나침반이 되어 줄 것이라고 저희들은 굳게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찬기자 kims@gnnews.co.kr

 
도담도담마을학교는 지역민과 학부모, 아이들이 함께 김치를 담그고 지역의 어려운 이웃에게 나눔을 실천한다.
작품을 만드는 것의 의미보다는 꽃과 식물을 대상으로 한 활동과정에 집중하고 소통하는 감성원예 꽃꽂이 활동 모습.
 
통영 견유마을창의공작소 아이들이 통영수협 견유위판장에서 낙지의 가격을 정하고 진열하며 낙지경매에 참여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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