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야 찾는다 경남관광 역설계 [4]더하면 커지는 ‘감성 관광
설레야 찾는다 경남관광 역설계 [4]더하면 커지는 ‘감성 관광
  • 임명진
  • 승인 2023.07.17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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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맛집 #성지순례, 요즘 관광 꽂히면 뜬다
관광 활성화에 가장 큰 문제점은 맛집과 볼거리 등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다. 다른 곳에도 있는 프랜차이즈 식당으로는 경쟁할 수가 없다. 그동안 도내 관광지가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뛰어난 자연경관 만으로는 더 이상 관광객이 찾아와주길 바랄 수 있는 시절은 지났다.

이제는 관광객들도 ‘감성 좋은 관광지’에서만 지갑을 여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인증샷 여행코스가 관광객을 끌어들인다. 인스타그램의 맛집을 찾아가 줄을 서고, 인플루언서가 콕 찍은 카페에서 콕 찍은 일일 한정판 그 메뉴를 먹기 위해 새벽열차를 탄다. 인터넷에서 찐 맛집으로 소문나버린(?) 진주 수복빵집은 좁고 오래된 매장에 단출한 메뉴를 내걸었지만 짧은 영업시간(재료가 소진되면 마감한다)에는 문밖에 손님이 줄을 잇는다. 문을 닫았나 싶은 외관이지만 독특한 찐빵을 팔면서, 재료가 소진되면 닫아버리는 희소성까지 부여되면서이색적인 빵집으로 유명세를 탔다. 전국 빵집을 소개하는 ‘#빵지순례’에 등극한 것도 한몫했다.

이제는 경관형 관광명소를 둘러보는 것보다 ‘#감성’ 명소를 경험하고 즐기고 인증샷을 남기는 것이 관광 트렌드인 시대가 됐다. 명소란 만들어 낸다기 보다 발견되는 느낌인데 관광을 떠나서 인프라 자체가 부족한 지역의 시군에서는 아쉬운 부분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인근 도시간에 서로 연합해서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일선 지자체들이 혼자서는 원하는 효과를 달성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경남관광재단이 위치한 창원컨벤션센터 1층에는 다양한 지역의 경남관광기념품을 모아놓은 기념품 가게가 있다.
◇부족한 인프라 ‘협력’으로 충전

지난 2019년 경남도는 도내 각 시·군과 함께 ‘경남형 시·군간 연계 협력사업’을 추진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같은 생활권역에 있는 도시간에 함께 할 수 있는 협력사업을 공동 발굴하는 내용이다.

체결 사업은 △머무르는 남해안 관광 상호 연계협력 사업 △황매산권 관광협력을 위한 연계협력 △밀양시·창녕군 상호 연계협력 △기강권역 관광벨트 조성 등 4개 권역에 12개 시·군이 참여한다.

머무르는 남해안 관광 상호 연계 협력사업은 사천시가 제안하고 통영시, 거제시, 고성군, 남해군, 하동군이 협력하는 사업이다.

사업의 내용은 남해안권 광역시티투어 운영, 지역 간 연계 관광벨트 조성, 공동 관광 마케팅 추진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남해안권 광역시티투업사업은 기존 사천시에서 운행하던 사업을 확대한 것이다.

특정 시·군 단독으로는 관광인프라가 부족한 현실을 반영해 사천시를 포함한 남해안 6개 시·군을 1일 코스 여행으로 체류형 관광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황매산권 연계협력은 합천군이 제안하고 산청군이 협력하는 사업이다. 황매산에 인접한 두 도시가 관광기반 시설을 공동 구축하고 철쭉제를 공동 개최하는 등 향후 웰니스 관광프로그램을 공동 개발 운영하는 내용이다.

밀양시·창녕군 연계협력 사업은 창녕군의 부곡 온천자원과 밀양시의 영남알프스의 자원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공동으로 마케팅하는 데 있다.

이러한 연계 관광사업의 목적은 관광산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있다. 특정 시·군 단독으로는 부족한 관광인프라 때문에 ‘머무르는 관광, 체류형 관광’이 어렵다는 현실을 반영해 인접한 시군이 함께 공동으로 관광상품을 개발해 체류형 관광 수요를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라고 할수 있다.

 
한재천 사천시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이 지역간 관광인프라 연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광자원도 이젠 공유 시대

협약체결 4년 여가 지난 지금 남해안 관광 상호 연계협력사업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오랜 숙원사업이던 남해~여수 해저터널 개통을 앞두고 영호남을 잇는 남해안 관광이 크게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사천시는 그동안 남해와 통영 일대로 가기 위해 스쳐지나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공격적인 관광정책을 펼치며 그러한이미지를 쇄신해 나가고 있다. 통영에 이어 도내에서 두 번째로 개설한 사천바다케이블카는 지난 4월 개통 5주년을 맞이했다. 누적 탑승객은 총 300여 만명에 누적 매출액은 420억원을 기록했다.

한재천 사천시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코로나만 아니었다면 훨씬 더 많은 관광객들이 사천을 찾아왔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안전성과 볼거리에서 차별화를 갖췄다는 자신감이 묻어나왔다.

사천바다케이블카를 타는 초양도 일대는 평일에는 1000여 명 이상, 주말에는 3000여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찾아와 일대 상권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사천 대표관광지로 떠오른 바다케이블카. 건너편 초양도에는 대관람차도 설치됐다.
문제는 앞으로다. 통영에 이어 거제와 하동에도 케이블카가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객 유인에 케이블카 이상의 상품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사천시는 적극적인 민간투자 유치를 통해 초양도 일대에 아쿠아리움, 대관람차, 회전목마 등의 놀이시설과 숙박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5월 말부터 운영된 초양도 대관람차는 청춘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부족한 관광 인프라를 인근 지자체와 서로 연계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한 이사장은 “기존의 자연 관광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며 “10, 20년을 내다보고 수요자 중심의 관광정책을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이미 남해군과는 상호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2월에 박동식 사천시장과 장충남 남해군수가 만나 두 도시간의 주요 관광지를 연결하는 관광패키지 상품을 공동 개발하고 브랜드 마케팅을 통한 단체 관광객 공동 유치 방안도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한 이사장은 “부족한 관광 인프라를 서로 보완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목표다. 남해군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진주와 고성, 하동군과도 연계하는 관광 투어 상품을 공동 개발해 지역 관광산업을 함께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함안 말이산 고분군.
◇같은 듯 다른 가야문화 ‘꿰어야 보물’

오는 9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기대되는 가야고분군도 지자체간 공동으로 관광 상품 개발과 운영이 필요하다.

가야문화권을 상징하는 가야고분군은 경남 뿐만 아니라 경북과 전북까지 산재해 있다. 김해 대성동 고분군, 함안 말이산 고분군, 합천 옥전고분군,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고성 송학동 고분군을 비롯해 경북 고령 지산동 고분군, 전북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이 있다.

가야 문화권으로 엮여 세계유산 등재가 추진되고 있지만 세부적인 유산은 각각 다른 모습을 보유하고 있다. 웅장한 고분의 유적을 살피는 것으로도 당대의 문화적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을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 필요성도 요구된다. 말이산고분전시관에 근무하는 김동출 문화관광해설사는 “도내에 있는 가야고분군도 각각의 특징이 있다. 이를 연계하는 투어가 활성화되면 가야문화를 알리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출 문화관광해설사가 각기 다른 지역의 가야고분군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미 각 시도는 가야고분군 알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남관광재단은 가야고분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선정에 발맞춰 일본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경남 도내 가야역사문화 자원을 연계한 관광상품을 운영할 예정이다. 김해, 함안, 창녕 등지의 가야 고분을 중심으로 가야유적을 기반한 상품을 운영할 전담여행사를 모집하고, 단체관광객 유치 홍보활동도 병행할 계획이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함안 말이산고분전시관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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