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의 경제이야기]‘좀비화합물’ PFAS의 위해성
[김흥길의 경제이야기]‘좀비화합물’ PFAS의 위해성
  • 경남일보
  • 승인 2023.07.18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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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제 2도시인 리용을 중심으로 하는 론 주는 프랑스 산업혁명의 중심지역이어서 아직도 리용 남쪽에는 화학공장들이 즐비한 공단이 가동되고 있다. 공단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들이 자주 논란이 됐는데, 지난 4월 초에 공단 근처 수집된 계란에서 이른바 ‘영원한 오염물질’, ‘좀비화합물’ 등으로 별칭 되는 PFAS(per-and polyfluoroalkyl substance)가 높은 수준으로 존재하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주정부 당국이 지역 주민들에게 계란을 소비하지 말 것을 권장하고 나섰다.

이미 1월에 첫 번째 샘플에서 PFAS수치가 규제 값보다 8~16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리용 인근인 Pierre-Benite, Oullins, Irigny 및 St-Genis-Laval의 4개 지자체에 있는 개인 닭장을 대상으로 채집된 ‘30개 샘플 중 26개가 EU 규정에 의해 설정된 임계값을 초과하는 수준’임이 확인된 것이다. 주정부는 ‘계란과 개인이 소유한 닭장에서 나온 가금류 고기를 섭취하지 말라’는 권고를 하면서 11개의 다른 인근 지방자치단체로 현장조사를 확대해 샘플 채취가 진행 된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지질조사국(USGS)이 최근 미국 수돗물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상당량의 PFAS가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USGS는 2016년부터 2021년 사이 미국 716개 지역의 공공, 민간 수도꼭지에서 물 샘플을 수집해 분석했고, 그 결과 45%에서 기준치를 넘는 PFAS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USGS 연구에서 확인된 오염된 물은 대체로 오대호, 동부 해안, 캘리포니아 중·남부 등 화학 물질을 사용하거나 폐기하는 현장 근처에서 발견됐다.

PFAS는 탄소와 불소가 결합한 유기 화합물로, 방수·얼룩 예방·내열 기능이 있어 의류, 생활용품, 식료품, 화학, 자동차 반도체 등 매우 다양한 산업에서 널리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분해가 잘되지 않아 잔류 되는 양이 많은 만큼 소비자들은 다양한 곳에서 PFAS에 노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미국화학학회는 친환경 인증을 받은 어린이용 제품에서도 유해한 PFAS 화학물질이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PFAS는 이미 1950년대부터 전 세계 소비자 제품에 사용된 크고 복잡한 합성 화학 물질 그룹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들은 다양한 일상 제품의 재료로 쓰이고 있는데, 예를 들어 PFAS는 음식이 포장이나 조리 기구에 달라붙지 않도록 하고, 옷과 카펫이 얼룩에 강하도록 만들고, 더 효과적인 소방 거품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고 한다. PFAS 분자에는 연결된 탄소 및 불소 원자 사슬이 있는데, 탄소-불소 결합이 가장 강력하기 때문에 이러한 화학 물질은 환경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PFAS에 대한 인체 노출은 광범위하지만 지역적으로 또는 직업에 따라 다양할 수 있다. PFAS는 산업적으로 항공우주, 자동차, 건설 및 전자 산업에서 사용되고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PFAS는 토양, 물 및 공기로 누출될 수 있다. 사람들은 PFAS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섭취하거나 PFAS로 만든 제품을 사용하거나 PFAS가 포함된 공기를 호흡함으로써 이러한 화학 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가장 높아진다. PFAS는 천천히 분해되기 때문에 사람과 동물이 반복적으로 노출되고 일부 PFAS의 혈중 수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축적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21년 유통 중인 화장품과 수돗물에서 PFAS 분석과 실태조사가 있었으나 미량이 검출되었다고 한다. 평생 노출돼도 위해 우려가 없다고 판단하는 노출량인 ‘인체노출안전기준’에도 못 미치는 양이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4월 PFAS를 포함한 유해화학물질 통합 위해성 평가를 실시한 결과 ‘위해성이 낮다’로 결론 내렸다. 식약처는 “PFOA와 PFOS 등 과불화화합물 2종의 주요 노출원은 90% 이상이 식품이며, 물과 먼지 등 환경으로 인한 노출은 낮아 다양한 식품을 골고루 섭취하는 식습관이 노출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권고했다. 경상국립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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