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더 이상은 안 된다
[기자의 시각]‘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더 이상은 안 된다
  • 배창일
  • 승인 2023.07.18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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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창일 지역부
배창일기자

거제시 아주동에 위치한 가정행복지원센터는 사회적 배려와 보살핌이 필요한 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공공건축물이다. 당연히 다른 건축물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으로 조성해야 한다. 하지만 준공 이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수많은 문제점이 확인됐다. 지하 1층 바닥과 3층 천장 누수, 누수로 인한 시멘트 냄새, 층간소음, 상담실 방음 등으로 민원이 잇따랐다.

문제는 거제시에서 지은 공공건축물 가운데 다수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난장판으로 얼룩진 일운체육공원, 폐기물로 변한 지세포 회진 우수저류조, 빗물이 유입되는 공공하수처리장 등 공공건축물에서 하자가 끊이질 않고 있다. 거제시 건설행정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것 역시 당연지사다.

거제시 공공건축물에 대한 하자발생이 끊이지 않는 이유로 첫손에 꼽히는 것이 설계·시공·감리·감독의 불성실과 무책임이다. 거제시 부실공사 방지 조례 제8조에는 ‘시장은 공사비 3억원 이상 또는 공사기간이 6개월 이상이 걸리는 주요공사에 대해서는 공사 준공 1개월 전·후로 예비준공검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업이 예비준공검사를 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부실공사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제시의회 김동수 의원은 공공건축물에 대한 품질검증 방안으로 ‘거제시 공동주택 품질검수단 설치 및 운영 조례’와 같은 기능을 하는 ‘공공건축물 품질검수단 설치 및 운영’을 제안했다.

공동주택 품질검수단은 공동주택의 구조, 안전, 방재 등 시공 상태에 대한 자문과 공동주택 주요결함과 하자 발생원인의 시정에 대한 자문 등을 통해 공동주택의 품질과 관련된 분쟁 또는 집단민원을 예방한다.

현재 거제시는 농업기술센터, 종합사회복지관 등 10여 개의 대형 공공건축물을 시공 중이거나 추진 중이다. 이 건축물들에 대한 철저한 품질 검증이 없다면, 가정행복지원센터와 같은 부실시공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이는 결국 행정의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다.

더 이상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의 탁상행정은 곤란하다. 땅에 떨어진 거제시 건축행정의 신뢰 회복을 위해 무한책임을 지는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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