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지지율과 봉급 연동제
[천왕봉] 지지율과 봉급 연동제
  • 경남일보
  • 승인 2023.07.2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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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모 논설위원
‘주민 지지율이 낮으면 시장의 월급을 깎는다.’ 일본 오사카부 네이가와시 의회가 근래 이런 조례를 만들었다는 뉴스다. 의회나 주민 제안으로 제정된 게 아니라, 시장이 스스로 낸 아이디어라고 한다. 선출직 시장은 프로 선수처럼 4년간 계약을 맺는 것이란 인식에서 업무 실적과 보수도 연동되는 게 합리적이라 생각한 모양이다.

▶조례의 구체적 내용이나 여론조사 방법·기술 같은 건 여기서 제쳐두자. 무노동 무임금이란 말이 있다면 ‘저실적 저임금’이란 말도 당연히 있을 법하다. 그런데 왜 외국의 이 조례가 이리도 기상천외 낯설고 신선한가. 우리나라 지자체들도 본받아 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든다. 선출된 시장 뿐 아니라 그를 따라 공직에 입성해 봉급을 받게 된 고위직 ‘어공’들까지 묶어서 말이다.

▶생각해 보면 지지율과 임금 연동제는 처음 보고 듣는 낯선 제도랄 수 없다. 기업들은 오래 전부터 비슷한 개념의 임금제도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지지율’을 업무성과란 말로 바꿔 놓으면 네이가와시의 그것과 기업들 성과급은 같다. 업무실적 없이 자리만 지키면 얻을 수 있는 게 지지율이 아니다.

▶천신만고 선거에 이겨 자리에 앉은 사람더러 여론조사 지지율로 봉급 깎자고 하면 응할까. 봉급 다 받아도 모자라는지 더러 뇌물도 챙겨 말썽을 일으키고, 휘하 공무원들 승진 인사 때 뭉칫돈 받는 이도 없지 않다고 한다. 이런 터에 ‘당신 급여와 지지율을 연동하자’고 하면 받아들일 리 없다. 어디 한군데라도 ‘내 지지율과 봉급을 연동하겠다’는 단체장 한번 봤으면 좋겠다. 정재모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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