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야 찾는다 경남관광 역설계 [5]축제도 역발상이 필요하다
설레야 찾는다 경남관광 역설계 [5]축제도 역발상이 필요하다
  • 임명진
  • 승인 2023.07.20 21: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우상 경남 MICE·관광포럼 대표이사 "체험, 감동, 스토리를 찾아라"
“중국인 관광객에게 진주성을 보여준다고 그들이 감동받을 수 있을까요?”

질문을 던진 이우상 경남 MICE·관광포럼 대표이사는 “규모와 시설로 관광지끼리 경쟁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우리의 성과 사찰 등이 아무리 크다한들 다른 나라에도 엇비슷한 유적지는 존재하고 있다”면서 “다른 곳에서는 체험 할 수 없는 특별한 체험과 감동을 줄 수 있는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그동안 도내 대표 축제인 사천에어쇼, 산청한방약초축제, 고성 공룡엑스포, 진주 유등축제 등의 기획과 운영, 자문 위원 등을 맡아오며 지역 축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 해 왔다.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전에 없던 새로운 유형의 관광상품과 명소가 SNS로 퍼져나가면서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제는 관광객들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다가서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우상 경남 MICE·관광포럼 대표이사
-지역 축제가 바가지 등 각종 논란에 오히려 이미지가 추락하고 있다. 어떤 대비가 필요할까.

▲사람들이 가장 중요한 것을 잊고 있는 것 같다. 많은 지역에서 상당한 예산이 들어가는 데도 축제를 개최하는 이유는 도시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함평 나비축제, 진주유등축제가 유명하기 때문에 함평, 진주라는 도시를 아는 사람이 그만큼 많아지는 것이다.

축제에 드는 비용의 거의 70~80%는 해당 지역에서 소비된다. 유명 가수나 연예인 등의 초청비용 등이 나가기는 하지만 그런 걸 빼면 인쇄소, 교통, 숙박업소, 음식점 등 대부분이 지역에 소비된다. 그래서 축제는 투입 대비, 지역경제의 선순환에도 적잖은 기여를 한다.

그런 축제가 바가지 상술이나 한번에 너무 많은 관광객이 몰려 안전 문제가 불거진다면 오히려 도시의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줄 뿐이다. 그런 논란을 방지하려면 축제를 기획하고 개최하는 사람들이 축제현장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왜 축제를 개최하는지, 그걸 정확하게 알려줘야 하고, 사전 교육을 통해 성공적인 축제를 위한 공감대 형성부터 먼저 해 나가야 한다.

 
진주중앙시장 청년몰.
-지역 축제가 나아갈 방향은?

▲기껏 먼 길을 달려 축제에 왔는데 볼거리도 별로 없고,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치이면 축제를 즐기는 마음보다 피로감이 우선된다. 여기에 음식마저 부실하고 비싸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여기 뭐 하러 왔지’ 이런 불평들이 나오는 거다.

축제 기간에는 오히려 평상시 보다 더 싸게 특별 할인 행사가 들어가야 한다. 우리가 백화점이나 유명 브랜드의 세일기간을 왜 기다리는가? 축제도 마찬가지다. 1년에 한 번 축제가 열리는 날을 기다리게 만들어야 한다. 농수산물, 약용작물 등 지역특산물을 특별히 더 싸게 살 수 있는 축제라면 오고싶은 마음이 들지 않겠나.

인기 높은 축제에는 사람들이 계속 몰리고 시공간의 수용 한계를 넘어서게 되면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아진다. 이제는 지역 축제도 예약제 등을 통해 안전하고 쾌적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람들이 많이 오기만을 기다려서는 안된다. 축제의 품격을 스스로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동의보감촌에 위치한 약초판매매장. 동의보감촌을 찾는 관광객에게 청정 지리산과 한의약의 고장이라는 산청의 이미지는 약초구매로 이어지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
-경남 관광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 있다면?

▲여수의 예를 들면 엑스포 이후에 굉장히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엑스포가 성공이냐 실패냐를 두고 당시에는 말이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수도권에서 KTX로 여수까지 갈 수 있게 됐고 관광 케이블카 설치 등 여러 시설들을 관광 콘텐츠로 바꾸는 기회가 되면서 화학산업도시라는 선입견을 떠나 많은 사람들에게 ‘여수’ 라는 관광지를 인식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지역의 관광 발전은 관주도형과 민간주도형이 있다. 큰 그림은 관주도로 그려야 하는데, 우리 경남은 상대적으로 조선, 항공, 방산, 기계 등 우선순위에서 관광업 비중이 그렇게 높지 않았다.

관광의 트랜드는 환경, 산업, 교육, 복지 관광 등 갈수록 다양해 지고 있다. 지금까지 경남의 관광은 가만히 있어도 ‘자연환경이 좋으니까 관광객이 찾아 오겠지’라고 생각했다. 이제는 자연환경에 관광산업을 의존하는 시기는 지났다고 생각한다. 굳이 경남에 오지 않아도 여기저기 다른 곳에서 볼 수 있다면 관광객 유치를 실패하는 그런 시대인 거다.

 
진주성
-관광 트랜드의 변화가 빠르고 이색적이다. 경남이 내세울 만한 관광 상품은?

▲빅데이터 분석을 해보면 빠르게 변하는 관광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 제조업은 물건이 사람을 찾아다니지만, 관광은 시장에 사람이 안 오면 안되는 것이다. 트렌드를 맞춰 변화를 추구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지금 전국 곳곳에 다양한 관광지가 새롭게 선을 보이고 있다. 관광버스로 이동하고 패키지에 일괄적으로 맞춘 관광코스가 아니다. 이게 여행인가 싶을 정도로 한 곳에 머물어 휴식을 즐기는 관광이라든지 ‘나 홀로 떠나는’ 솔로 관광이라든지 반려견을 동반하는 여행상품도 인기를 누린다. 가족끼리 떠나는 여행도 천편일률적인 유명관광지를 벗어나 독특한 체험이 있는 곳, 알려지지 않은 캠핑사이트, 숨은 관광지를 알아서 찾아 가고 있다. 옛날 같으면 알려지지 않았을 숨은 관광지의 매력을 지금은 SNS의 사진 몇장과 해시태그 몇개로 누구나 찾아낼 수 있다. 이색적이고 독특한 매력이 있다면 사람들은 끌린다. 이런 흐름을 빨리 읽고 대처해 나가야 한다.

다른 지역에서 하지 못하는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한다. 축제를 예를 든다면, 한방 약초 축제는 다른 곳에서 했다면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산청이라는 곳은 지리산이 있고 그걸 상품화 시킬 수 있다고 봤다. 경남의 강점인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산업관광도 매력적이다. 섬 관광도 경남은 강점인데 그동안 개발을 잘 하지 못했다. 결론은 도내 18개 시·군마다 똑같은 관광 정책을 해선 안된다. 케이블카가 그렇다. 케이블카는 하나의 관광자원으로서만 활용하기에는 생명력이 그렇게 크지 않다. 관광객은 똑 같은 것을 보기 위해 먼 길을 떠나지 않는다.

 
아름다운 동행 폴링인 진주 진주성 여행 프로그램 호롱불 밤마실 사진=폴링인진주
결국 관광은 결핍을 찾아 떠나는 일이다. 뭔가 일상과 다르고, 평범함을 벗어나고, 익숙한 감상을 넘어서는 기대가 충족되는 것이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정답이다. 첫번째 질문으로 돌아가보자. 중국인에게 진주성을 보여주어선 감동을 줄 수 없다. 그 속에서 자금성과 다른 진주성 만의 매력을 보여줄 수 없다면.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김지원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