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남명 조식과 존 듀이는 데칼코마니
[경일춘추]남명 조식과 존 듀이는 데칼코마니
  • 경남일보
  • 승인 2023.07.23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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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섭 경남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김광섭 경남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결심했다면 모든 걸 끊고 일단 시작하자는 것이 지금까지 살아 온 나의 삶의 철학이다. 지금 당장 머릿속에서 걸어 나와야 한다. 충분히 고민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나의 삶과 교육적 철학에 영향을 준 두 선인이 있다. 조선 중기 유학자 남명 조식(1501∼1572)과 미국 근대 교육학의 아버지 존 듀이다(1859∼1952). 존 듀이는 ‘1t의 지식(생각)보다 1g의 경험(실천)이 중요하다’고 했다.

남명은 안으로 마음을 밝히는 것은 경(敬)이요, 밖으로 행동을 결단하는 것은 의(義)라고 하는 內明者敬 外斷者義(내명자경 외단자의)라는 말을 남겼다. 남명은 실천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그는 학문과 교육을 통해 얻은 지식을 현실에 적용하고 실제로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존 듀이도 맥락을 같이 한다. 그는 교육을 현실적인 경험과 상호작용의 과정으로 이해했으며, 개인과 사회의 발전을 위해 실용적이고 경험 중심의 학습을 주장했다. 남명과 마찬가지로 이론과 실천의 연결을 강조한 것이다. 현실적인 문제와 상황에서의 경험을 통해 학습하고 이를 통해 개인은 자기 자신을 발전시킬뿐만 아니라 사회와 상호작용하고 공동체의 발전에 기여 할 수 있다는 점은 존 듀이의 평행 이론과 맥을 같이한다.

남명과 존 듀이의 교육관에도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학생들의 주체적인 학습과 창의적 사고를 중요시한다 △학습을 의미 있는 경험으로 만들기 위해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고 지식뿐만 아니라 실제 생활과 상호작용을 통해 학습하는 것을 중요시 한다 △학생들의 자기 계발과 성장을 중요시한다.

다른 시대를 이끌었음에도 불구하고 데칼코마니처럼 닮은 두 정신은 존 듀이가 남명의 영향을 받지는 않았을까 하는 선한 의구심마저 생기게 한다.

우리는 아이들과 어떤 ‘교육’을 펼쳐 나가야 할까? 학교 교실은 작은 사회이다. 사회는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 작은 사회에서 배운 교육적 경험을 머릿속에만 담고 있을 것이 아니라 사회적 실천, 행동을 통해 공동체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남명과 존 듀이가 이야기하는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생활 속 민주적인 삶을 미리 경험하는 학교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 또한 필요하다. 생각이 바뀌어야 교육이 변한다. 함께 배우며 미래를 열어가는 학생 민주시민 교육이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해 답을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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