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위기의 ‘특례시’, 특별법 제정 시급하다
[현장칼럼]위기의 ‘특례시’, 특별법 제정 시급하다
  • 이은수
  • 승인 2023.07.24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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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수기자


지난 2010년 7월 마산과 창원, 그리고 진해 3개의 이웃도시가 통합해 밀리언시티가 탄생했다. 당시만 해도 경남을 대표하는 큰 도시의 탄생에 한강이남 최고 도시로의 도약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옛 속담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그후 13년의 세월이 흘렀다. 통합이후 시민 체감도가 떨어지고 발전보다는 오히려 역주행 한 느낌, 퇴보했다면 필자만의 생각일까.

창원시는 백만 대도시에 걸맞게 자족기반을 확충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도 한층 높아질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쏟아붓고 있지만 생산은 줄고 소비는 늘어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날로 악화되는 재정상황 및 정부의 미약한 지원에 젊은이들은 양질의 일자리와 문화가 있는 수도권으로 떠나고 있다. 대신 그 자리를 외국인들이 채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건설 현장에 가면 중국계 및 동남아 노동자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창원은 유출 인구는 많지만 정주할 인구는 날로 감소해 이대로 가다가는 특례시 지위마저 상실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높다.

사람들이 게을러서 도시가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하루 하루 땀흘리며 성실하게 살아가지만 생활이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팍팍한 것은 정부가 인구 100만 대도시를 만들어 놓고 이에 합당한 예우를 해주지 않고 있는데 기인한다.

독일이나 영국 등 유럽의 선진국은 정부 정책에 부응해 통합한 도시에 대해선 여러가지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 일부 특례만 인정하고 그것도 재정지원은 극히 미약하다. 일이 내려오면 권한도 내려와야 한다는 현장의 푸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전 같으면 창원같은 대도시는 광역시가 돼도 벌써 됐어야 마땅하다. 경남에서 떨어져 나간 울산은 광역시 승격 이후 규모는 적고 인구는 창원과 비슷하지만 재정과 사회복지 등에서는 어마어마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광역시는 물거품이 됐으며, 특례시 승격도 1년 반이 지났지만 무늬만 특례시, 유명무실한 특례시라는 오명에서 벗지 못하고 있다. 특례시민이라는 자부심은커녕 속빈 강정이라는 자괴감도 늘고 있다.

특히 4개 특례시는 특례시로서 일반 지자체와 차별화되는 법적지위와 행정·재정적 자치권한과 재량권 필요성을 강조하며, 383개 단위 사무를 포함 86개 사무를 중앙정부에게 이전을 요구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불과 9개 분야(내년이양 1개 포함) 142개 단위사무만 이양된 상태이며, 해당 사무마저도 재정 지원이 미흡해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권한을 이행하는데 필요한 재정 자율권은 빠져 있는 허점 투성이가 많다. 중앙정부가 지방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기득권만 고집한다면 특례시를 추진하는 지자체들도 절망할 것이다.

특례시 특별법은 시대적 요청이다. 현행 광역과 기초의 이원적 구조하에 특례시민들은 인구 3만명과 똑같은 기초자치단체 지위에 머물러 고통받고 있다. 어른에게 아이 옷을 입혀 걸어다니라고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제주도나 세종시는 특볍벌을 통해 도시발전을 담보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특례시의 권한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 이제라도 ‘특례시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

특례시 출범후 시민들이 체감하는 변화가 없다는 지적과 실질적인 권한 이양, 특히 재정 이양이 이뤄지지 않는다며 문제 제기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에 특별법으로 실질적인 권한 확보의 항구적인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입법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특례시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별도 계정 설치, 국무총리 소속 특례시지원위원회 설치 등의 내용을 담은 특별법안이 법리 검토를 거쳐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특례시 지원에 대한 규정을 담은 특별법을 제정해 실질적이고 포괄적인 권한이 이양돼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특례시가 앞장서서 지속성장 가능한 지방시대를 만들도록 해야 한다.

특례시로서 일반 지자체와 차별화되는 법적지위와 행정·재정적 자치권한과 재량권이 필요한 때다. 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국회를 비롯해 각계각층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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