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명수 지역부
케이블카로 돌풍을 일으키며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누렸던 통영관광개발공사가 이제는 적자경영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권불십년이라는 말이 뇌리를 스친다.
환경단체 반발과 담당공무원의 순직, 케이블 파손 사건 등 탈도 많고 말도 많았던 통영케이블카는 우여곡절 끝에 개통해 어느 듯 15년을 지나고 있다.
통영케이블카는 개통 초기 전국적인 신드롬을 타면서 매년 수십억 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통영관광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 왔다.
당시 주말이면 시내에는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주요 도로는 관광객들이 몰고 온 차량들이 서로 얽기고 설키며 전쟁을 치러야 하는 진풍경이 일상화 되기도 했다.
이러했던 통영관광개발공사가 이제는 매출액 감소세를 걱정하며 비상경영에 돌입한다고 한다.
관광개발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전체 사업장을 통틀어 2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그나마 선전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매출액 감소세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6월 말까지 상반기에만 매출액이 5~6억 정도 줄었으며 연말까지 감소폭은 훨씬 더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이다. 매출액 감소는 당연히 적자경영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케이블카의 매출액 감소만으로는 결코 적자경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개발공사에서 통영시로부터 위탁받아 경영하고 있는 어드벤처타워, 수산과학관, 체육시설, 체육청소년센터 등의 각 시설들의 적자운영이 한 곳으로 모여지면서 전체적으로 적자경영의 주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개발공사가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시설들은 김동진 전 시장이 강력하게 추진했던 사업이었다. 당시에는 위탁사업의 당위성과 필요성은 맞았다. 매년 수십억 원을 벌어들이던 케이블카가 적자가 발생하는 각종 시설들에 투자되던 것은 그 당시에는 정당성을 보였다.
하지만 요즘 상황은 급변하고 있다.
거제, 삼천포, 여수, 부산 등 주변에서 케이블카를 운행하면서 통영관광케이블카의 예전 영화는 멀어져 보인다.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통영관광개발공사가 지금부터라도 자생력을 갖추려면 만성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각종 시설들의 운영권을 통영시에서 회수해야 하는 시점으로 여겨진다. 현재 위탁운영하고 있는 많은 시설들은 통영관광개발공사로 봐서는 엄청 무거운 짐이지만 통영시 입장에서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결자해지라고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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