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준비 안 된 창업은 또 다른 고통의 시작
[기자의 시각]준비 안 된 창업은 또 다른 고통의 시작
  • 정희성
  • 승인 2023.07.3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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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성 기자


지난 27일 경남도의회 의원 연구단체인 ‘청년정책연구회’가 진주 중앙시장 내에 위치한 청년몰을 방문해 청년 상인들과 점심을 함께 먹으며 애로사항을 청취한 후 연구회가 발주한 ‘경남청년 외식창업지원사업 정책 연구 용역 중간보고회’를 진행했다. 용역을 맡은 컨설팅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인한 양질의 일자리가 감소하면서 청년 외식창업이 늘어났지만 준비되지 않은 창업으로 폐업이 증가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벤처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국 29세 이하 창업률은 19.6%로, 2016년 9.6%와 비교해 2배 가량 증가했지만 29세 이하 폐업률은 8.7%로, 전체 폐업률 2.9% 대비 3배나 증가했다. 2020년 경남 외식산업 주요통계(소상공인 실태조사)를 살펴보면 20~30대는 주로 숙박업과 음식점업에 종사하는 비율(18.7%)이 높았다.

하지만 숙박업과 음식점업은 제조업이나 정보통신업 등에 비해 근무일수는 많고 평균 매출액은 적었다. 2021년 소상공인 실태조사를 보면 경남의 총사업체수는 5만 5459개로 전국에서 3번째로 많았지만 사업체당 매출액은 16위, 사업체당 영업이익은 2200만원으로 12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그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만큼 더 준비하고 노력해야 하지만 창업교육과 준비기간은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창업교육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고 실제 창업자 중 18.3%만 창업교육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창업준비 기간도 숙박과 음식점업의 경우 4.4개월에 불과했다.

예전에 ‘백종원의 골목식당’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있었다. 2018년 백종원은 한 돈가스 가게를 찾아갔다. 돈가스를 먹은 백종원은 지금까지 먹어본 돈가스 중 가성비 대비 ‘최고의 맛’이라는 극찬을 남겼다. 그 가게 주방장은 말 그대로 ‘돈가스에 미쳐 있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런 가게도 백종원을 만나 방송에 나오기 전까지 여러 가지 문제로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창업을 준비 중인 청년들에게 지원을 해주는 것과 중요하지만 제대된 교육을 통해 무분별한 창업, 즉 준비되지 않은 창업을 막는 것도 중요하다. 준비되지 않은 창업의 끝은 또 다른 고통의 시작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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