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남은행 직원 횡령 사고, 고객 피해 없도록
[사설] 경남은행 직원 횡령 사고, 고객 피해 없도록
  • 경남일보
  • 승인 2023.08.03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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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은행에서 한 내부 직원이 500억원대 대형 횡령사고를 저질러 세인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이 밝힌 바에 따르면 경남은행이 지난 6월 자체 감사를 통해 투자금융부서 직원이 프로젝트 파이낸싱(PF)대출 상환자금 77억 9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포착하고 금감원에 보고했다. 금감원은 자체 감사를 실시토록 한 뒤 지난달 21일 현장점검을 벌여 이 직원의 횡령·유용 혐의 484억원을 추가 확인했다는 것이다. 한 부장급 직원이 PF 대출 상환금을 빼돌리는 방식으로 562억원 규모의 돈을 횡령·유용하는 놀라운 일이 우리 고장 지방은행에서 벌어진 것이다.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직원은 207년부터 올 4월까지 약 15년간 부동산 PF 업무를 담당했다. 그동안 이처럼 거액을 횡령·유용했다는 것이다. 수시 상환된 대출원리금을 가족 등 제3자 계좌에 이체하는가 하면 횡령금 중 일부를 상환 처리해 사고 은페를 시도했다. 또 차주(借主:PF 시행사)의 자금인출 요청서를 위조해 경남은행이 취급한 PF대출자금을 가족이 대표로 있는 법인계좌에 이체하는 방식으로 횡령·유용하기도 했다.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이 긴 기간 동안 한 직원의 이러한 일탈 행위가 어떻게 계속될 수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 경남은행 자체의 내부 통제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혹은 횡령·유용이 한 직원의 일상처럼 돼있어도 주변 상·하 동료들은 눈치도 채지 못할 수 있었을까? 의문은 끝이 없지만 누구라도 한 가지 지적할 수 있는 일은 있다. 한 직원의 장기간 동일 업무 담당의 문제다.

조직으로서는 전문성이 요구되는 업무를 한 사람이 계속 맡김으로써 얻는 장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뿐 아니라 대개의 금융기관 내부 사고에는 장기간 업무를 보는 직원들이 저지른 경우가 많았음을 보았다. 15년이나 한 자리에서 한 업무만 봐 왔다면 너무 오래 맡겨둔 것이 아닐까 싶다. 조직의 순환 인사는 단점도 있겠으나 장점이 많다. 경남은행은 중요 업무 순환 인사를 적절히 잘 했는지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사법당국과 금감원, 경남은행 스스로는 이번 일이 행여 은행 고객과 지역민들에게 털끝만큼의 피해라도 주지 않도록 수습에 만전을 기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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