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공정서비스 권리안내를 아시나요
[경일춘추]공정서비스 권리안내를 아시나요
  • 경남일보
  • 승인 2023.08.08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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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희 아시아레이크사이드 호텔 대표
하승희 대표

 

서울 출장길에 대한민국 오피니언리더 대표가 하는 한 도시락 가맹점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이곳에서 눈에 띄는 안내 문구 하나를 발견했다. “우리 직원이 고객에게 무례한 행동을 했다면 직원을 내보내겠습니다. 그러나 우리 직원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시면 고객을 내 보내겠습니다. 우리 직원들은 존중받아야 할 훌륭한 젊은이들이며 누군가에게 금쪽같은 자식이기 때문입니다” 라는 내용이었다.

늘 고객 접점에 있어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감정의 상처를 감내해주는 젊은 직원과 함께 일하는 필자에게는 공감이 가는 문구였다. 언제부터인가 ‘고객은 왕’이라는 문구로 고객에게 최선을 다해 모시려는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고객이라는 이유만으로 무뢰한 고객에게 감정적인 시달림을 감내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인격적 모멸감 성적 희롱도 참고, 고객은 농담이라 하시지만 젊은 서비스업 종사자들에게는 상처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다양한 고객을 대하는 병원, 호텔, 대형식당, 프랜차이즈, 그리고 공공 서비스 현장인 공공기관, 학교,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는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블랙 컨슈머’에게 유달리 취약하다.

고객들은 이런 대형서비스 업장에 대한 기대치가 높을 뿐 아니라, 언제든 고객의 관점에서 이곳에서의 경험을 SNS에 실시간 올릴 준비가 돼 있다. 이로 인해 늘 고객의 반응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고객이 하는 요구를 어디까지 들어줘야 하는지, 그리고 고객들의 무례한 행동을 어디까지 감내해야 하는지 가늠할 수 없다.

최근 서울 등 대도시서부터 공정서비스 권리안내를 만들어 비치해두는 경우가 많다. 관공서에서도 성희롱 금지문을 배포하기도 한다. 인력난에 시달리는 요즘 서비스업에 종사하려는 대부분의 MZ세대 직원들은 불합리성을 견디지 못하고 사직서를 던진다.

2021년 기준 전국의 감정 노동지수 약 1172만 명, 이들은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다. 얼마 전 있었던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죽음 또한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나머지 상대의 감정에 무관심한 이기심의 결과라 생각한다. 내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업이라는 이유로 인격적인 모멸감도 감내해야 한다면, 서비스업에 종사하고자 하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 것이다. 오늘 필자는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라는 성경의 한 구절을 되뇌며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어 가는 한 걸음이라는 것을 마음에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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