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스카우트 정신과 위기 극복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스카우트 정신과 위기 극복
  • 경남일보
  • 승인 2023.08.15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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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국립대 명예교수
 
 



“나는 나의 명예를 걸고 다음의 조목을 굳게 지키겠습니다. 하느님과 나라에 대한 의무:스카우트는 일상생활에서 종교의 가르침에 따라 신앙생활을 함으로써 인격적으로 성장하고, 국가에 대한 사랑과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실천함으로써 하느님과 국가에 대한 의무를 다할 수 있다./ 타인에 대한 의무:우리 주변에는 몸이 불편하거나 허약한 사람, 노인이나 어린이와 같이 남의 도움과 보호를 받아야 할 사람들이 많다. 스카우트는 남의 도움과 보호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밝은 미소와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야 하며, 날마나 선행을 실천에 옮김으로써 이러한 일을 습관화해야 한다./ 자신에 대한 의무:평소에 자신의 몸을 소중히 생각하고 건강과 위생관리에 힘써야 한다. 또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도록 준비해 두어야 한다. 학문과 기술을 익혀서 자기의 지식을 늘리고, 타고난 소질을 살리며, 지능을 계발해 나가는 것도 자신에 대한 의무이다.” 스카우트 선서에 제시된 대원들의 스카우트 정신이다.

스카우트 운동(Scout Movement)은 영국의 퇴역군인이자 보어 전쟁(Boer War)의 참전용사였던 로버트 스티븐슨 스마이스 베이든-파월(Robert Stephenson Smyth Baden-Powell)이 써낸 정찰법에 관한 군인용 서적인 <Aids to Scouting for N.-C.Os and Men>이 많은 학교에서 교육 교재로서 사용됐고, 소년들에게도 평판이 좋았던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베이든-파월은 그 책이 원래 군인용이라는 사실에 보다 저연령층을 대상 독자로 설정해 작성하면 원래보다 효과가 더욱 클 거라 예상하며 군대부터 연구자들까지 각계각층과 의견을 교류해 연구에 착수했고 결국 그 연구 성과를 실험하기 위해 20명의 소년을 모아 실험 캠프를 열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기반으로 ‘Scouting for Boys(소년들을 위한 정찰법)’이라는 책을 출간했는데, 책을 읽은 소년들이 그 책의 내용에 따라 자발적으로 조직을 만들어 스스로 정찰 활동이나 선행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책임감·모험심·연대 의식을 기르고 사회의 척후역할을 수행한다는 뜻에서 ‘보이스카우트’라 명명했다. 스카우트(scout)는 정찰대라는 뜻이다. 이렇듯 스카우트는 어느 사이엔가 소년들의 자발적인 운동으로 시작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기에 이르렀다.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는 스카우트의 창시자인 베이든-파월이 34개국 8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영국 런던 올림피아 경기장에서 열린 제1회 세계 야영 대회를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World Scout Jamboree)’라고 칭하면서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1년 제17회 세계 잼버리가 강원도 고성군에서 처음 개최됐고, 올해 2023년에는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지난 8월 1일에서 12일까지의 일정으로 새만금에서 개최됐다. 그러나 잼버리는 개막 초기부터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 속출과 비위생적인 화장실과 탈의실, 부실한 식사 메뉴 등 문제점들이 제기되면서 국내외적으로 엄청난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세계 스카우트연맹 사무총장이 “스카우트 잼버리 100년 역사상 처음으로 엄청난 도전에 직면했다”라는 입장을 밝힐 정도였다. 설상가상으로 태풍 카눈의 북상까지 겹쳐 참가자 전원이 새만금에서 조기 철수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말았다.

그러나 한국은 역사적으로 국가적 위기나 재난 상황에서 전 국민적 지원과 연대 행동들이 뒤따라줌으로써 전화위복의 기회로 살려내는 슬기로움을 보여왔었다. 이번에도 재계를 중심으로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지원에 적극 나섰다. 대표적으로 삼성은 입사 후 연수를 받고 있는 신입사원 150여 명을 현장에 파견한 데 이어 삼성 임직원들은 현장에서 쓰레기 분리수거 등 자원봉사자들의 환경미화 활동을 도왔고, 삼성병원 의료지원단 파견과 간이 화장실 및 전동 카트 지원, 그리고 건강 음료 20만 개도 제공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지난 4일 국내 기업 최초로 잼버리 참가 대원들을 위한 생수와 양산 각 5만 개와 더불어 심신회복 버스와 모바일 오피스 등을 지원했다.

경상국립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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