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LH, 진짜 환골탈태를 주문한다
[사설]LH, 진짜 환골탈태를 주문한다
  • 경남일보
  • 승인 2023.08.15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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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지난 1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아파트 중 철근이 빠진 단지가 5곳 더 늘어난 데 대해 “LH의 총체적 부패와 건설 카르텔을 철저한 조사로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5곳은 담당자들이 철근 누락이 경미하고 안전에 우려가 없다고 판단, 사장에게 보고조차 안 했다는 것이다. 이한준 LH 사장은 “조직이 이렇게까지 망가졌고 위계와 체계도 없다. 대외적인 자료에 기본적인 통계조차 임의로 뺀 것에 참담하다 못해 실망을 금할 길이 없다”는 통열한 진단을 했다. ‘설계·시공·감리’ 등 건설 과정뿐만 아니라 조직 내부의 간단한 ‘보고 체계’조차 정립 안 돼 기강이 문란했다는 지적이 많다.

이 사장이 철근 누락 아파트 단지 일부가 제외된 데 책임을 물어 LH 임원 4명을 의원면직 처리했다. LH의 쇄신안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실천하는 일이다. 조직에 팽배한 특권의식을 청산해야 한다. 철근 누락뿐 아니라 기존 기둥의 콘크리트 강도도 기준치에 적합한지 보다 정밀하게 진단해야 한다. 만약 추가 부실이 발견되면 보강이 아닌 재시공도 하겠다는 각오로 철저하게 임해야 한다.

LH 사태는 제도가 부실, 문제가 터진 것보다 운영에 사심이 개입되고, 파행 보고도 묵인하는 분위기가 오랜 관행으로 자리잡은 것이 더 큰 문제다. 내부의 환부가 곪아터져 조직을 갉아먹는지도 모르는 도덕적 해이와 환부를 스스로 도려내지 못할 정도로 상실된 자정 능력을 이참에 바로잡지 않으면 안 된다.

LH는 2년 전 직원들의 땅투기 의혹이 불거졌을 때도 ‘해체 수준의 혁신’을 하겠다고 했는데 말로만 그쳤다. 고질적 병폐를 전혀 근절하지 못했다. 쇄신의 요체는 사람이다. 조직을 새로 만들어 봤자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달라지는 게 없다. 신상필벌은 명확해야 한다. 과거도 반성과 쇄신을 들고 나왔다. 쇄신 약속은 이번이 마지막이 돼야 한다. 관행에 이끌려 반성하는 척만 하고 넘어간다면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진짜 뼈를 깎는 쇄신으로 환골탈태를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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