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최적의 선택을 위한 시점
[경일춘추]최적의 선택을 위한 시점
  • 경남일보
  • 승인 2023.08.15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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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아 진주교육대학교 교수
류현아 진주교육대학교 교수


옥수수밭 한 가운데, 어린 인디언 아이는 가장 좋은 옥수수 한 개를 선택해야 한다. 선택은 한 번만 할 수 있고, 이미 선택한 옥수수를 다른 것으로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어떤 옥수수를 선택해야 할까?

이런 선택의 순간은 우리 일상에서도 흔히 마주친다. 새로운 직장을 찾을 때, 이사할 집을 구할 때, 낯선 도시에서 식당을 고를 때, 심지어 우리 인생의 파트너를 선택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그럼 최적의 선택을 위한 시점은 언제일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최적정지이론(Optimal Stopping Theory)’에서 찾을 수 있다. N개의 선택지 중에서 최고를 선택하려 한다. 처음 r개의 선택지는 관찰만 하고 그 후에 처음 r개 보다 나은 것을 선택하는 전략을 취한다고 할 때, r값을 구할 수 있다. 수학적 계산을 거치면, r값은 N의 약 37%에 수렴하게 된다. 그럼 이론에 따라, 처음 37%의 선택지를 관찰하고, 그 후 앞에서 관찰했던 37%의 선택지보다 더 좋은 것이 나타날 때 그것을 선택하면 된다.

만약 옥수수 100개를 살펴볼 수 있는 상황이라면, 먼저 37개를 살펴보고 그 후에 앞에서 본 37개 보다 더 좋아 보이는 옥수수를 선택하면 된다. 또 만약 낯선 도시에서 식사를 하려할 때, 10분의 시간을 할애해서 식당을 찾는다면 우선 약 4분 정도 둘러보고 이후에 괜찮은 식당이 있으면 들어가는 방식으로 응용될 수 있다. 단, 이 이론의 기본적인 가정은 선정기준이 달라지면 안 된다. 37% 원칙은 여러 상황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있지만, 이러한 원칙이 항상 최고의 결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최고’가 아닌 ‘충분히 좋은’ 선택을 할 확률을 극대화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어떤 수학자는 사랑의 문제에서도 최적정지이론이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설명하기도 했다. 인생의 동반자를 찾기 위해 특정 기간 동안 여러 사람들과 데이트를 한다고 하자. 처음 37% 기간에는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관찰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보는 기간으로 둔다. 그 이후로 만나는 사람 중 첫 37% 기간 동안 만난 사람들보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랑은 수학 이상의 것이다. 누구나 최적의 시기나 최적의 순간에 사랑에 빠지는 것은 아니다. 최적정지이론은 우리에게 최적의 선택을 위한 방향을 제시할 뿐, 결국 최종 선택은 각자의 감정과 직감에 달려있다. 지금 당신 옆에 있는 사람이 이미 당신 인생에 운명의 상대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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