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수와 함께 하는 토박이말 나들이[106]
이창수와 함께 하는 토박이말 나들이[106]
  • 정희성
  • 승인 2023.08.16 20: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름 말미와 아랑곳한 토박이말
들가을달 8월도 가웃(반)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 여름 ‘휴가’는 잘 다녀오셨는지요? 이렇게 말을 하고 보니 휴가를 갈음해 쓸 수 있는 토박이말을 여러 해 앞에 이 꼭지에서 알려드린 적이 있습니다. 바로 ‘말미’라는 말입니다. 말미는 ‘어떤 일 따위에 매인 사람이 다른 일로 말미암아 얻는 겨를’을 뜻하는 말로 말집 사전에도 여가, 휴가와 비슷한말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일터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일을 쉴 수 있는 게 ‘말미’라면 배곳(학교)에서 배움을 쉬는 방학이라는 것도 여러 가지 말미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해서 ‘여름 방학’을 ‘여름 말미’라고 쓰고 있답니다.

‘곧 더위가 한 풀 꺾였다’는 기별을 듣게 되겠지만 여전히 날씨를 알려 주시는 분들은 ‘무더위’와 ‘폭염’을 함께 쓰고 있어 저로서는 많이 안타깝습니다. 제가 이 꼭지에서 거듭 말씀을 드렸고 잘 아시다시피 말집 사전에서도 폭염은 ‘불볕더위’로 순화해 쓰라고 길잡이를 하고 있는 만큼 불볕더위라는 토박이말로 갈음해 썼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나날살이에서 쓰는 말을 날씨를 알려줄 때 써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불볕더위와 비슷한 말인 ‘가마솥더위’라는 말도 있습니다.

이와 달리 ‘무더위’는 ‘불볕더위’와 맞서는 말이라고 할 수 있는 말입니다. ‘무더위’는 ‘물기를 머금어 찌는 듯한 더위’를 가리키는 말이기 때문에 물기가 많은 ‘오란비(장마)철’에 더 어울리는 말이지요. ‘무더위’와 비슷한 뜻을 가진 ‘찜통더위’라는 말도 쓸 수 있으니 잘 가려 쓰면 좋겠습니다.

말미를 즐기러 바다로 가신 분들도 그렇고 냇가로 가신 분들도 거의 다 밟지 않았을까 싶은 곳이 있습니다. 많은 모래가 넓게 펼쳐져 있는 곳을 가리키는 말, 흔히 모래사장, 백사장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사장(沙場)’이 ‘모래 사(沙)’, ‘마당 장(場)’이라 ‘모래사장’이라는 말은 뜻을 따지면 ‘모래모래마당’이 되고, ‘백사장’은 ‘흰모래마당’이라는 뜻이 되니까 ‘모래톱’이라는 토박이말을 많이 썼으면 좋겠다는 말도 이 꼭지에서 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바다나 냇가에 바닥이 얕거나 폭이 좁아 물살이 세게 흐르는 곳’을 가리키는 ‘여울’이라는 토박이말도 알려드렸습니다. 그곳에서 낚시를 즐기는 놀이를 ‘여울놀이’라고 하는데 ‘여울놀이’를 하신 분들이나 앞으로 ‘여울놀이’를 하실 분들이 다 많이 써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름 휴가 이야기를 하다가 휴가를 갈음해 쓸 수 있는 말미를 되새기고 이어 여름 말미와 아랑곳한 여러 가지 토박이말을 되새겨 보았습니다. 앞서 알려드리긴 했지만 오래 되었기 때문에 생각이 나지 않는 말도 있을 것이고 또 거듭 알려드린 말은 바로 떠오르시기도 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되새기는 가운데 하나라도 더 익혀 쓸 수 있다면 되새긴 보람이 있을 것입니다.

여름 말미 이야기를 하시면서 아랑곳한 토박이말을 가지고 이야기를 해 보시는 분이 많기를 바랍니다.

㈔토박이말바라기 늘맡음빛(상임이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3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