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임도 개설 때 산사태 예방 최선 다해야
[사설]임도 개설 때 산사태 예방 최선 다해야
  • 경남일보
  • 승인 2023.08.1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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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카눈이 휩쓸고 간 지난 10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쌀재터널에서 산사태가 났었다.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지만 산사태 원인을 두고 ‘과도한 임도 개설’ 때문이란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경남환경운동연합이 지난 16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이같이 주장했다. 부산대 한 교수가 산사태 현장 조사한 뒤 “산림청이 급경사 사면에 조성한 임도가 무너지면서 산사태가 시작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한 설명을 주장의 근거로 댄 것이다.

이 교수는 ‘산의 빗물은 산이 받쳐줘야 하는데 임도가 나 있으면 특정 지점으로 빗물이 쏠리고 성토한 곳은 불안해진다’고 했다. ‘이 때문에 산 주변 주민들은 비만 오면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산사태를 시한폭탄처럼 걱정하며 살아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경남환경운동연합은 ‘지난 7월 집중호우로 발생한 경북 지역 등의 산사태 원인도 임도 및 벌목 현장에서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남도 관계자는 ‘임도가 조성되기 전에도 토사가 유출되는 사례가 있었다’며 ‘임도 개설이 100% 산사태의 원인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입장을 냈다고 한다.

전문가라 할 교수의 발언과 환경단체의 주장, 이에 대한 행정 당국의 반박 중 어느 쪽이 옳은가는 알 수 없거니와 여기서 굳이 판단할 일도 아니다. 다만 산간 임도가 폭우 때 산을 흘러내리는 물길이 되는 경우가 없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짐작할 만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임도가 산사태의 ‘빼도박도 못할 주범’이라고 단정할 바는 아닐지라도 최소한 산사태 발생에 영향을 끼칠 개연성까지 부인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국토의 70%인 산지 자원화의 첫째 조건인 임도 개설을 포기할 수는 없다. 이미 개설된 산간 임도를 없애고 원상복구를 할 수 있는 노릇도 아니다. 당국은 산간 임도와 산사태 발생의 상관관계를 정밀하게 연구 검토할 일이라고 본다. 이미 개설된 임도를 산사태 예방 차원에서 손볼 곳은 보고 신규 개설의 설계와 공사도 산사태에 대한 영향을 염두에 두고 세심하게 수행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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