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홍 전 김해교육장

20년대 들어 네이쳐 등의 과학 논문에 물리학의 중요한 난제 중의 하나인 상온에서 존재하는 초전도체의 발견에 대한 논문이 발표되어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상온 초전도 현상은 수십 년간 물리학계가 그토록 바래왔던 발견이고 이 현상을 이용한 여러 혁신적인 에너지 분야의 응용을 생각할 수 있다. 최근 몇년 사이에 고압물리 분야에서 연달아 상온에 가까운 전이온도를 갖는 초전도 물질을 여럿 발표하면서 고온 초전도체의 기록을 연달아 갈아치워 왔다. 현재까지는 이 현상은 매우 낮은 온도에서만 발견되며, 해당 온도에서는 전기의 흐름이 발생하면 전기 저항이 거의 없어지게 된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초전도체는 전기를 운반하는 손실을 최소화하여 효율적인 전기 운반을 가능하게 해주므로 초전도체를 이용한 물리적 실험 및 응용 분야도 많이 연구되고 있다.
초전도체의 작동 원리는 전기 저항이 제로에 가깝게 되는 현상, 즉 제로 임피던스(zero impedance)라는 물리적 원리에 근거한다. 초전도체 안의 전자들은 라티스 구조 안에서 자유롭게 이동하며, 일정한 온도 이하에서는 전자들이 구조의 최소 에너지 상태로 정렬되는 상태가 된다. 이 과정에서 전극 사이에 전자의 흐름이 발생하면, 전자들은 이 정렬 상태를 유지하며 전기 저항이 거의 없어지게 된다. 이렇게 전자가 최소 에너지 상태로 정렬되어 전기 저항이 거의 없어지는 상태를 ‘초전도 상태’라고 한다. 초전도체는 이러한 초전도 상태를 유지하는 재료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를 이용해 매우 빠른 전기 신호 운반 등 다양한 응용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초전도체의 최저 작동 온도는 초전도체 재료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액체 헬륨(-269도) 정도에 해당된다. 이는 초전도체 재료의 특성 중 하나인 ‘저온에서만 작동’에 기인한 것이다. 최근에는 새로운 초전도체 재료가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조금 높은 온도에서도 작동하는 재료도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상온에서 작동하는 초전도체가 발견된 것은 아직 없으며, 초전도체 응용 분야에서는 극저온 기술을 계속해서 사용하고 있다.
현재까지 개발된 초전도체는 극저온에서만 작동하기 때문에, 이를 상온에서도 작동하도록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기술적인 문제이다. 초전도체가 등장하면서 많은 응용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 발전이 일어나고 있지만, 저온에서만 작동하는 단점이 있으므로 초전도체를 상온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에는 상온(룸템퍼처)에서도 초전도체가 작동하도록 개발하는 기술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성공적인 결과를 얻은 연구는 거의 없는 상황이므로 초전도체에 필요한 특별한 물질구조나 새로운 재료, 혹은 초전도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의 개발 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연구 결과는 계속해서 발표될 예정이다.
지난 7월 22일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연구팀은 납을 이용해 상온에서 작동하는 초전도 물질을 구현했다며 논문 사전 출판사이트 ‘아카이브’에 논문 2편을 공개해 세계의 과학계를 깜짝 놀라게 하였다. 납, 구리, 인회석을 사용해 새로운 결정구조인 LK-99를 개발했으며 LK-99가 약 127도에서 초전도 현상을 일으켰다는 내용이 담겼다. 만약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온도, 일상적으로 접하는 압력 조건 하에서 초전도체를 구현해 낸다면 상온 상압 초전도체는 정말로 삶을 바꿔 놓을 힘이 있는 것이다. 이후 세계의 많은 연구소에서 이에 대한 검정을 시작했고, 일부에서는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으나 그 외 상당수의 연구진들은 회의적인 발표를 하고 있다.
머지않은 장래에 상온, 상압 초전도체가 개발돼 인류의 생활이 획기적으로 발전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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