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한국의 경제 5단체와 전경련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한국의 경제 5단체와 전경련
  • 경남일보
  • 승인 2023.08.2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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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시장 경제체제에서의 경제 단체는 기업이나 상공인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관련 기업들이나 상공인들 간의 협력 및 정부에 대한 압력 행사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이다. 광의로 경제 단체는 유사 업종 경제인들의 공동 권리를 대변하고 상호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조직된 모든 단체가 포함된다. 한국의 대표적인 경제 단체로 경제 5단체를 꼽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그리고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이에 속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망라해 모든 기업들이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돼있으며 각 지역별로 지방상공회의소가 독립적으로 구성돼 있다. 그리고 한국무역협회는 이름 그대로 무역업에 종사하는 기업 또는 개인이 회원으로 가입하고,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는 각 업종별로 중소기업들이 가입해 있는 협동조합의 연합체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한편 전경련은 주요 대기업과 업종별 경제 단체 등으로 구성됐다는 특징이 있다. 전경련을 제외한 세 단체가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데 반해, 전경련은 민간경제인들의 자발적인 의지에 의해 설립된 민간경제 단체라는 차이점이 있다. 전경련은 사실상 재벌기업들의 이익단체로서 대기업 집단이 조직을 만들고 자신들의 이익을 주장하는 것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재계의 맏형’ 격인 전경련(全經聯-The Federation of Korean Industries, FKI)은 1961년에 설립된 경제 단체로, 법적으로는 사단법인의 지위를 지닌다. 대한민국 각계를 대표하는 기업 및 업종별 단체들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전경련 정관 제1조에 “전경련은 자유시장경제의 창달과 건전한 국민경제의 발전을 위하여 올바른 경제정책 구현과 우리 경제의 국제화를 촉진하고자 합니다”라고 명시돼 있다. 설립 당시의 설립목적은 산업의 개발과 국제경제 교류 촉진에 두고, 주요 활동으로는 정책·행정 및 제 법규의 공정한 의견제시, 민간 경제외교, 기업경영의 합리화, 과학기술 진흥 국내외의 각종 경제 문제에 대한 조사·연구, 주요 경제 현안에 관한 대정부 정책 건의, 국제기구 및 외국 경제 단체와의 교류 협력 및 자유시장경제 이념의 전파와 기업의 사회공헌 촉진 등의 사업을 제시하고 있다.

4대 그룹인 삼성·LG·SK·현대자동차는 2016년 전경련이 이른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자 회원사에서 탈퇴했다. 4대 그룹은 전경련을 탈퇴한 뒤에도 전경련의 산하 경제·기업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의 회원 자격은 유지해 왔었다. 최근 한일·한미 관계에서 전경련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재계를 대표하는 4대 그룹의 역할론이 커진 상황이다. 올해 들어 전경련이 주관하는 국제행사에 4대 그룹 총수들이 참석한 바 있다. 지난 3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과 지난 4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들이 잇따라 참석해 한국 재계의 대표성을 과시하기도 했다. 전경련은 세계 정상급으로 높아진 한국 기업들의 국제적 위상에 걸맞는 국제적 활동들을 펼치고 있다. 1982년에 출범한 한일 재계회의와 1988년부터 운영돼온 한미 재계회의를 비롯해 전세계 31개국 32개 경제협력위원회를 운영해오면서 민간 경제외교의 첨병 역할을 해오고 있다.

전경련은 지난 8월 18일 55년 만에 기관명을 ‘한국경제인협회’로 바꾸는 강도 높은 혁신안을 내놓았다. 한국경제인협회라는 명칭은 1961년 설립 때부터 1968년까지 사용했던 것이다. 전경련이 혁신안에 따라 전경련과 전경련의 산하 경제·기업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 두 법인이 합병해 ‘한국경제인협회’로 재출범하면서 4대 그룹들이 적극적으로 합병법인 회원의 탈퇴 의사를 보이지 않는 한, 회원 자격이 한국경제인협회로 승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경련은 앞으로 기업 이익단체를 넘어 글로벌 정책개발과 대안을 선제적으로 제시하는 ‘싱크탱크’로 거듭나기로 다짐했다.

경상국립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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