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 춘추]신이 허락한 음식 할랄
[경일 춘추]신이 허락한 음식 할랄
  • 경남일보
  • 승인 2023.08.2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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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희 아시아 레이크사이드 호텔 대표
하승희 아시아 레이크사이드 호텔 대표


지난 5월 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가 진주에서 열렸다. 필자가 운영하는 호텔은 F&B(식음료)쪽으로 다양한 경험이 있어 대회 기간 중 할랄국가 선수들의 식사를 담당했다. 할랄인증 식자재를 쓰는 건 기본이고 칼, 도마 등 주요 식기들을 새것으로 바꿨다. 생각보다 매우 까다롭고 섬세하게 챙겨야 할 부분도 많았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할랄음식문화를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좋은 기회가 됐다.

할랄음식은 ‘신(神)이 허락한 안전하고 깨끗한 재료로 만든 건강한 음식’이란 뜻이 담겼다. 육류의 경우 허용된 도축환경에서 “비스밀라”(동물의 영혼이 천국에 가기를 빈다)라고 말하며 기도를 하고 도축한다. 이후 거꾸로 매달아 피를 완전히 빼내고 12시간 이내 포장해 할랄마크를 붙여 제공한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위생적인 부분이다. “왜 유독 돼지고기에 대해 그리 엄하게 금지하고 철저하게 못 먹게 하느냐”라는 필자의 질문에 한 선수는 “하나님께서 금하셨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이슬람교도는 ‘하람‘(금지된 음식)이라 하여 절대 돼지고기와 알코올이 들어간 술, 등을 먹지 않는다. 돼지의 재료로 만들어진 식품, 화장품, 의약품도 쓰지 않는다. 이들에게 종교는 생활 그 자체인 것 같았다.

이들 선수들은 화덕에 구운 빵 ‘난’, 양고기와 생선류를 좋아했으며 올리브유와 소금으로 조합한 샐러드를 먹는 것을 좋아했다. 한식으로는 김밥과 불고기가 인기가 있었으며 김치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오늘날 할랄산업은 세계인의 식탁에 다양한 식음료 분야로 확산하고 있다. 할랄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화학비료나 유지방을 사용했는지가 중요하다. 심지어 식재료를 구입한 돈의 출처도 따지는데 마약, 술, 돼지고기 가공 등으로 번 돈은 사용이 금지된다. 이런 특징 때문에 이슬람교도가 아닌 일반인에게도 깨끗한 음식으로 인정돼 할랄식품을 찾고 있다. 실제 세계 식품 시장의 약 16%를 차지할 만큼 성장했다.

음식은 이제는 생존을 위해 먹고, 배를 불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한 국가의 문화이고 역사이며, 신념이다. 필자에게 이번 대회는 무슬림권 선수단을 접객하면서, 할랄 음식을 통해 그들의 다채로운 문화와 역사의 한 부분을 이해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됐다. K-Food 또한 K-Pop이라는 문화로 인해 세계인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었고, 그들의 취향을 사로잡을 수 있게 된 것처럼 한 나라의 음식은 한 나라의 문화를 대변하는 거대한 가치임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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